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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198명 하나하나 분석… 미래 뚜렷한 팀 만들겠다”

입력 : 2023-05-26 06:00:00 수정 : 2023-05-25 2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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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AG 앞둔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

“외국서 태극기만 보면 벅차올라”
국가대표 위해 프로 데뷔 연기도
현역시절 ‘싸움닭’·‘팔색조’ 불려

떨어진 韓대표팀 위상 회복 전력
“강속구 투수들 늘어난 건 고무적
그동안의 부진, 강한 부담감 때문
태극마크 무게 이겨낼 수 있어야”

“젊고 미래가 뚜렷한 팀.”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대표팀의 밑그림을 이같이 그리고 있었다. 조 위원장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KBO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선수는 25세 미만이 중심이기 때문에 제약이 있다”면서 “단발성이 아닌 미래 한국 야구 대표팀 비전까지 생각해 팀을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198명의 선수를 공격적이고 세밀하게 뜯어보고 있다”며 “위원회 모든 위원들의 생각도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소통하고 신중하게 뜻을 모아서 현명하게 대표팀을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회관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정필재 기자

한국 야구는 10여년 전만 해도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부해 왔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위를 차지했고, 2008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 2009 WBC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자만했던 탓일까. 이후 성적은 처참했다. 2021년 개최된 도쿄 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그쳤고, 2017년 WBC에 이어 지난 3월 열린 대회에서도 연달아 예선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어지는 수모에 KBO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위상 회복을 위해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렸다.

조 위원장은 그동안 부진에 대해 “야구팬들은 이제 한국 야구뿐 아니라 우리보다 수준 높은 메이저리그에도 익숙하다”며 “야구인의 한 사람이자 선배로서 (국제 대회 선전을) 응원했지만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조 위원장은 “국가대표의 무게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며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있을 때 마음가짐이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예전 대표팀 선수들은 오직 나라를 위해 뛴다는 마음뿐이었다”며 “나 같은 경우는 외국에서 태극기만 봐도 가슴이 벅차올랐고,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프로 입단을 늦출 만큼 자부심과 긍지가 컸다”고 돌아봤다. 조 위원장 역시 부담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당연히 금메달’이라는 기대를 하기 때문에 대표팀 선수를 선발하는 자리가 갖는 무게감과 책임감, 부담감이 크다”면서도 “부담감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일이고, 나는 평생 부담감 속에서 야구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국가대표로 뛰기 위해 1989년 1년 늦은 만 25세에 프로에 데뷔할 정도로 태극마크에 대한 애착이 강한 선수였다. 이를 언급하자 조 위원장은 “요즘 선수들은 몸값이 높고 귀하기 때문에 지금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손사래 치기도 했다.

13시즌을 뛰며 조 위원장이 남긴 기록은 126승92패 평균자책점 3.14. ‘싸움닭’ 혹은 ‘팔색조’로 불렸던 조 위원장은 5시즌을 평균자책점 2점대 이하로 마쳤다. 1995년에는 126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71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투수였다. 이런 조 위원장이 눈여겨보고 있는 어린 투수는 누구일까. 그는 “대표팀이 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조심스럽다”면서도 “강속구 투수가 늘어나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피지컬이 좋아지면서 빠른 공을 던지는 어린 투수가 늘었고, 여기에 제구력도 좋은 선수들이 보인다”며 “나는 둘 다 가진 투수였는데 나처럼 오만하게 운동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농을 던졌다.

조 위원장은 대표팀과 ‘찰떡궁합’이다. 조 위원장은 1981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로 나갔던 1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14전을 모두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투수코치로 나섰던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나란히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조 위원장은 “운일 뿐”이라며 “이 좋은 기운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웃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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