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최고층 능가 350m 빌딩 들어선다
한강변 입체적 경관·혁신디자인 강조
재건축 4개 단지, 특별계획구역 지정
보행친화환경 조성코자 녹지 도입도
국제디지털금융중심지로의 도약을 준비 중인 서울 여의도가 초고층 빌딩 숲과 입체적인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갖춘 도시로 탈바꿈한다. 혁신적 디자인의 건축물은 용적률이 1200% 이상 완화되고, 높이규제도 사실상 폐지되면서 현재 여의도 최고층 건물인 파크원(333m)을 넘어서는 350m 높이의 빌딩이 여럿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동여의도 일대(112만586㎡)를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수립해 25일부터 열람공고에 들어간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여의도를 국제디지털금융중심지로 성장시키기 위한 도시계획적 지원 방안을 담은 밑그림 성격이다. 앞서 시는 2021년 11월 ‘아시아 금융중심도시, 서울’ 기본계획과 올해 1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여의도를 디지털금융중심지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2009년 종합금융중심지, 2010년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로 연달아 지정된 여의도엔 금융감독원과 대형증권사 28곳, 금융투자회사들이 밀집해 있다. 그러나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십수년째 법인세·소득세 감면 혜택 등을 받지 못하고 있어 ‘말로만 금융중심지’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국회에선 지난해부터 해묵은 규제 조항을 삭제한 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으나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세계일보 2월11일자 5면 참조>

시는 이런 내용의 입법 노력과 함께 보다 효과적인 금융투자 여건을 조성하고 주말·야간 공동화 심화, 차량 위주의 도시공간, 열린 시민공간 부족 등 여의도의 기존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지구단위계획을 준비했다. 해당 계획안에는 대상지를 △국제금융중심지구 △금융업무지원지구 △도심기능지원지구 △도심주거복합지구로 나눠 각 지구에 적합한 공간 계획을 마련하고 건축물의 용적률과 높이, 용도 등을 구상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중 국제금융중심지구 내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는 용도지역 조정 가능지로 지정, ‘일반상업지역’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할 수 있도록 했다. 중심상업지역이 되면 용적률이 1000%로 완화된다. 여기에 친환경적이고 창의·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할 경우 용적률이 1200% 이상까지 는다. 일반상업지역을 유지할 경우에도 지난 3월 승인·고시된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 진흥계획’에 따른 권장업종을 도입하면 도입 비율에 따라 최대 1.2배까지 용적률이 완화된다. 권장업종에는 전통적인 금융업종들 외에 정보기술(IT)이 접목된 핀테크업도 포함된다.
여의도를 한강변의 상징적인 경관 거점으로 조성하고자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를 중심으로 350m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을 유도하고 높이를 추가로 더 완화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길을 끈다.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 내 건물 높이규제를 사실상 폐지한 셈이라서다. 수변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입체적인 경관과 창의·혁신 디자인도 강조했다.

금융업무지원지구는 금융생태계 강화를 위해 중소규모 금융시설, 금융지원시설, 배후 상업공간을 확충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을 권장용도로 계획했다. 도심기능지원지구는 도심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생활지원 기능을 육성하고자 공공·생활편익·주거 등 다양한 입지가 가능하도록 건축물 용도 제한을 최소화했다. 재건축 등을 추진 중인 4개 아파트 단지가 포함된 도심주거복합지구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향후 별도 계획을 세워 개발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걷고 싶은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한강과 샛강을 연결하는 주요 가로변으로 공개공지 등 개방형 녹지공간을 도입한다. 공공보행통로와 주요 가로변 길거리 상점 조성, 건축물 지하공간 연결 계획 등도 담겨 있다.
내달 8일까지 이번 계획안이 열람공고된 뒤,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진행된다. 이후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까지 계획안을 고시할 예정이라고 시는 전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여의도는 현재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 제2세종문화회관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돼 유연한 계획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규제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디지털금융중심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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