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 참여 비율은 15%에 불과
청년 고용상황이 나빠진 상황에서 대기업·공공기관 위주의 일자리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10명 가운데 6명은 중소기업이 ‘업무량에 비해 처우가 낮다’고 생각했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에 참여한 청년 비율은 15.0%에 그쳤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청년구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 직장 선호도조사’ 결과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은 여전히 대기업(64.3%), 공공기관· 공무원 등 공공부문(44.0%), 중견기업(36.0%) 순이었다. 중소기업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15.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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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대기업·공공부문 선호 현상은 일자리 미스매치를 고착화시키고, 청년층 일자리 사정을 어둡게 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의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기준 적극적 구인활동에도 채용을 못한 미충원인원이 18만5000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는 대부분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17만3000명, 93.7%)에서 발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취업자 수는 청년인구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전년동월 대비 5만2000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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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선호는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부정적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에게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업무량에 비해 낮은 처우’(63.3%), ‘워라밸 실현 어려움’(45.3%), ‘불투명한 미래성장’(43.7%), ‘낮은 고용안정성 우려’(39.3%),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37.0%)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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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구직자들이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복수응답)은 ‘임금 및 복지수준’(86.7%)이었고, ‘근로시간(워라밸)’(70.0%), 안정성과 업무강도 등 ‘근무환경’(65.7%), ‘고용안정성’(57.0%), ‘기업위치’(44.0%) 등이 뒤를 이었다.
희망하는 신입사원 초봉에 대해서는 ‘3000만~350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9.0%로 가장 높았고, ‘3000만원 미만’(20.0%). ‘3500만~4000만원 미만’(19.0%), ‘4000만∼4500만원’(11.0%), ‘4500만~5000만원’(5.3%), ‘5000만원 이상’(5.7%) 순이었다.
최근 대기업 생산직 채용에 수만명의 청년지원자들이 몰린 이유도 ‘높은 임금과 복리후생’ 때문이라는 응답이 71.7%로 가장 높았다. ‘대기업 소속직원이라는 평판’(44.3%), ‘고용안정성’(37.3%), ‘근무시간 등 우수한 근무환경’(31.7%) 등을 꼽았다.
청년일자리 문제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46.7%)이 우선적으로 실시돼야 한다는 것이 청년들의 생각이다. 이어 ‘경기활성화정책’(40.7%), ‘노동시장 개혁’(33.3%), ‘기업투자 촉진’(24.7%),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23.0%), ‘대졸자 과잉해소 등 교육개혁’(18.3%), ‘4차 산업혁명 인력수요에 맞게 재교육’(12.7%) 등 순이었다.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었을 때 응답자들의 78.0%가 ‘임금수준 향상’을 꼽았다. ‘워라밸 보장’(62.0%),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42.0%), ‘안전한 일터 조성’(39.0%)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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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수출감소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글로벌 경기둔화, 대중교역 약화 등 수출조건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어 청년고용시장은 한동안 얼어붙을 수 있다”며 “청년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 관건으로 적극적인 규제·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여력을 넓혀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설문에 응답한 청년들 중 정부의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에 신청해 참여한 비율은 15.0%에 그쳤다. 응답청년의 77.7%가 지원신청을 하지 않았다. ‘신청했지만 떨어졌다’(7.3%)는 청년들도 있었다.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는 ‘정보를 찾기 어려워서’(29.2%)와 ‘신청해도 안 될 것 같아서’(29.2%)가 가장 많았다. 이어 ‘관심이 없어서’(24.9%), ‘도움되지 않을 것 같아서’(15.9%)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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