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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행보 與 내부 결속 野… 노무현 추도식 ‘동상이몽’

입력 : 2023-05-24 06:00:00 수정 : 2023-05-24 03: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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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표 5·18기념식 이어 중도 공략
韓총리 “盧 말씀처럼 한·일관계 새 질서”

이재명·文 부부 등 권양숙 여사와 오찬
이해찬·정세균·한명숙·김진표 한자리
권, ‘독도 표시된 접시’ 李대표에 선물
민주 尹정부 대일 외교 비판에 힘 실어

여야 정치권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총출동했다. 여야 모두 노 전 대통령의 뜻을 기리며 추모했지만 각 당이 품은 속내는 달랐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 대비해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진영 결집으로 연이은 악재를 타개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함께 참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첫째 줄 오른쪽 두 번째)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가운데), 정의당 이정미 대표(〃 왼쪽 두 번째), 문재인 전 대통령(둘째 줄 가운데) 등 정치권 인사들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참배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중도층 껴안는 與, 보수층 눈치도

 

여권 주요 인사들은 이날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일제히 참석했다. 당에선 김기현 대표와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진복 정무수석이 자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화환을 보내 추모의 뜻을 표했다.

 

보수정당 지도부의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당대표급 인사는 올해를 포함해 지난 14년 동안 총 8차례 추도식에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여권이 최근 ‘국민 통합’ 행보에 부쩍 공을 들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윤 대통령과 여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한 게 대표적이다. 내년 총선의 캐스팅보터인 중도층을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여권은 이날 보수층을 의식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대표는 추도식 참석 전 경남 거제의 김영삼(YS)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당의 뿌리를 이뤄온 김 전 대통령 뜻을 다시 새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한 총리는 추도사에서 “(노 전) 대통령님 말씀처럼 얼어붙었던 한·일 관계에 불을 지피며 평화와 공존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다”며 윤석열정부의 대일 외교 성과를 강조했다. 한 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하는 동안 객석에서 “내려와”, “때려치워라” 등 고성이 터지며 장내는 혼란스러워졌다. 한 총리는 노무현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지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추모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野, 지지층 결집 노려…尹정부엔 날 세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야권 인사들은 이날 추도식에 앞서 권양숙 여사와 오찬을 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오찬에는 문 전 대통령 부부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외에도 이해찬·정세균·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김진표 국회의장 등이 참석했다. 최근 돈봉투·김남국 코인 의혹 등 악재가 잇따른 가운데 주요 인사가 한자리에 모여 지지층 결집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여사는 이 대표에게 무궁화에 한반도 지도 및 독도를 표현해 놓은 도자기 접시와 ‘일본 군부의 독도 침탈사’·‘진보의 미래’ 등 책 두 권을 선물했다고 한민수 대변인이 전했다. 도자기 접시는 노 전 대통령이 2006년 4월 독도 문제에 관한 대국민 특별담화 발표 이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등 각국 정상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한 대변인은 전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의 모습. 뉴스1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특별담화는 독도에 대한 영토 주권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맞서 정면 대응으로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군부의 독도 침탈사’는 노 전 대통령이 특별담화 내용을 구상하면서 참고했던 책으로, 참모들에게 나눠 주면서 일독을 권하기도 했다고 한 대변인은 전했다. 최근 야권에서 윤석열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가 다시 퇴행하고 노 대통령께서 꿈꾸셨던 역사의 진보도 잠시 멈추었거나 과거로 일시 후퇴한 것 같다”며 윤석열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노 대통령께서 꿈꾸셨던 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위해 깨어 있는 시민과 함께 조직된 힘으로 뚜벅뚜벅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거제·김해=김병관·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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