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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지금이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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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5-24 00:41:36 수정 : 2023-05-24 00:41:35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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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 2023년 50조 적자 예상… 교부금은 증가
학령인구 감소 등 변화추이 반영 개혁 절실

지난 2년간 예측했던 것보다 세수가 너무 많이 걷혔다. 114조원에 달하는 세수 오차로 정부 돈이 차고 넘치더니 올해는 세금이 안 들어온다고 한다. 지난 1분기만 해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25조원이 적게 걷혔고 세수진도율 21.7% 역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대로 간다면 올해 최대 50조원까지 부족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세수가 세입예산 대비 들쭉날쭉하면 내국세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지방교부세(19.24%)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20.79%) 역시 차차년도에 정산해야 하는 규모가 커져 계획에 기초한 규모 있는 살림을 꾸리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막대한 세수 오차에 재정 칸막이 구조가 더해지면서 최악의 배분 구조가 만들어진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국민들이 납부하는 내국세(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의 합)의 20.79%와 목적세인 교육세를 재원으로 초·중·고 교육비 지출에 사용된다. 내국세 수입에 연동된 교부금 산정 방식은 인구 팽창기인 1972년에 도입되어 50여년간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초·중·고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불가역적이라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합계출산율이 1.59인데 반해 우리는 0.78에 불과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10년째 꼴찌를 기록하는 중이다. 해마다 세수는 늘고 학생 수는 줄어드니 1인당 초·중등 예산의 풍족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행정학

반면 인구 고령화, 포스트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과 같은 경제사회적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OECD 평균, GDP 대비 20.1%의 61.2%에 불과한 복지 지출을 획기적으로 증대하기 위해서는 재정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인구 구조의 변화와 재정 여건을 전혀 반영할 수 없는 칸막이식 재원 배분 방식으로는 재정여력을 만들 수 없다.

이러한 여론이 반영되어 지난해 예산국회를 거쳐 유아교육비로 전출되는 교육세 수입의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교육세(교부금 재원)의 절반을 기반으로 고등및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가 마련되었다. 교부금이 조금 줄어들기는 했다. 하지만 칸막이식 배분 구조는 건드리지도 못하고 미봉책에 그치고 말았다.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개혁을 논의해야 할 때다. 먼저 왜 개편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인구감소사회로의 전환은 교육뿐 아니라 복지, 환경, 고용 등 다양한 부문으로 예산이 합리적으로 배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교육 투자도 챗GPT의 등장에 따른 맞춤형 학습, 지식 혁명 등 대내외 기술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저출산사회 대응 투자는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갈 고등 및 평생교육에 대한 투자도 획기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과거 절대적 궁핍과 재정 부족에 따라 최소한의 초·중등 교육비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칸막이식 재정 배분 기제가 이제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략적 투자를 가로막는 의무적 지출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새로운 교부금 산정 방식은 학령인구가 더욱 감소하는 향후 인구 구조 변화 추이를 반영해야 한다. 전체 인구 대비 학령인구 비율이 전년보다 감소하면 교부금이 줄어들게 설계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의 배분 기제는 현행 방식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며 장기적으로 재정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인 개편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재정 분권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이 바로 수도권 집중 때문이라고 할 때 일반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을 통합해 운영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지방교육자치와 지방교육재정의 거버넌스 구조 개편 논의도 차제에 본격적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는 언제든지 현재와 미래의 필요에 의해 재구조화해야 하는 것이 역사적 소명이다. 위기는 기회를 낳는다. 재정 위기를 재정 개혁으로 극복하자.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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