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음식을 주문하며 가게 요청사항에 ‘외상’을 요구하는 손님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1일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요즘 꽤 보인다는 배달 요청사항>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갖가지 이유로 외상을 요구하는 배달 앱 요청사항을 갈무리(캡처)한 사진 여러 장을 공유했다.
한 고객은 배달 요청사항에 “사장님 정말 죄송한데 제가 어제부터 밥을 못 먹었다”며 “실례가 안 된다면 내일 돈 들어오고 이체해 드리는 건 힘들겠냐”고 적었다.
또 다른 고객은 “문자로 계좌 주시면 이틀 뒤에 이체해드릴 수 있는데 외상은 어렵겠죠?”라며 “(외상) 안 되면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음식값을 선결제하지 않고 ‘현장 결제’를 선택한 후 외상 요구를 했다.
아내가 임신했는데 굶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고객도 있었다. 해당 요청사항엔 “임신한 아내가 사흘째 못 먹고 있다. 돈은 25일에 갖다 드리겠다”고 적혀 있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자영업자를 호구로 보나”, “돈 없다면서 배달음식은 왜 시키는데?”, “진짜 돈을 갖다 줄까 의문”, “신종 구걸 수업인가 보네” 등 댓글을 달았다.

한편, 앞서 지난 달 30일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배달 음식값을 다음 주말에 치르겠다며 요청사항에 적으며 자신을 ‘임신 중인 미혼모’라고 소개한 고객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음식점 사장은 “여태 이런 종류의 주문을 무수히 봐왔고 응해 온 적 없지만 ‘미혼모’, ‘임신 중’ 등의 단어 선택이 거짓말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들이 쓰는 앱을 확인해보니 저희 매장에 13번째 주문이라고 떴다”면서 음식을 보내줬다고 했다.
이후 해당 사연이 화제가 된 후 사장은 결국 음식값을 받았고, 고객이 단골손님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고객의 안타까운 사정을 전해 들은 사장은 그에게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했다고도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