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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의원제 폐지 시동거나…“당내민주주의 확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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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5-22 21:48:17 수정 : 2023-05-22 22: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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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당 원외지역위원장 57명을 만난 자리에서 “정치 영역에서 공정성이라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며 당내 민주주의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정청래 최고위원과 김용민∙민형배 의원 등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대의원제 폐지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날 모인 원외위원장들도 대의원제를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최측근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으로 리더십에 적잖은 상처를 입은 상황. 이 대표가 리더십 위기 타개책으로 대의원제 폐지를 꺼내 들 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외지역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지역위원장 간담회에서 “정치 영역에서 공정성은 대한민국 정치제도 전체의 개혁에 대한 과제이기도 하고, 정치인들 사이의 공정성 문제도 있다”며 “성 밖에 있을 때는 성벽이 낮기를 바라고, 일단 성벽을 넘은 다음에는 성벽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사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과 통합은 상호 보완의 관계에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상호 경쟁하는 관계기도 하다”며 “당내 민주주의 확보, 정치개혁, 정치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장은 이 자리에서 “당 혁신 주체는 원내 의원만이 아니다. 전국 253개 지역위원장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며 “혁신 기준은 국민과 당원이 돼야 한다. 국민과 당원을 국회의원만 선도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 내부는 국민과 당원 지지자의 절박한 외침에 부응하고 있나. 윤석열 정권 실정에 목숨 걸고 싸우고 있나. 국민의힘처럼 오로지 공천에 목매 내부 투쟁만 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국민과 당원의 상식적인 눈높이에서 결정하고 혁신해야 한다. 낡은 기득권 이미지로는 총선 승리 못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모인 57명 원외위원장은 이 대표와 2시간여 걸친 논의 끝에 △표의 등가성을 해치는 대의원제 폐지 △민생∙경제 대안정당이자 정부·여당 실정에 맞서는 강한 야당 △원외위원장과 당원들의 당 혁신 의견 수렴  △합법적인 원외정치활동 보장을 위한 법 개정 등 4가지 쇄신 방안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4가지 쇄신 건의가 관철될 수 있도록 민주당에 소속된 모든 원외지역위원장들은 이재명 당대표와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대의원제 폐지 요구는 점차 공식석상에 드러나고 있다. 그간 대의원제 폐지 요구는 ‘개딸(개혁의 딸)’ 등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을 중심에서만 맴돌았다. 이들은 모바일 투표 시스템과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한 환경이 된 만큼 권리당원 의사결정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권리당원이 큰 폭으로 증가, 1명의 대의원의 투표권이 사실상 권리당원 60명 권리당원과 비슷해졌다는 것도 대의원제 폐지 요구의 근거가 됐다. 이는 이재명 대표가 선출된 지난해 전당대회 규칙 개정 당시, 대의원 투표 비중을 45%에서 30%로 낮추는 개정 투표로 반영됐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대의원은 지역위원회 혹은 정책당원이 속한 단체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선출 혹은 일정 수 이상 당원에게 추천을 받은 당원을 선임한다. 당원들로부터 추천을 받거나 혹은 투표로 선출된 이들이 대의원이 된다. 그만큼 대의원제는 민주당 내부에서 숙의민주주의를 가능케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국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에서 대의원제를 폐지한다면 당장 지역당원이 많은 호남정당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의원제 덕에 영남과 강원 지역 당원들도 적잖은 발언권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대의원제 존폐 논쟁은 계파 갈등 모양새를 띄고 있기도 하다. 과거 주류였던 친문재인계가 대의원제 존속을 주장한다면 현재 주류로 올라선 친이재명계 정치인들이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는 모양새다. 친이재명계(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대의원제 폐지 요구를 공식화하고 나섰다. 친명계 민형배 의원과 남영희∙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이 대표 최측근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변호인을 맡은 조상호 변호사로 구성된 ‘민주당혁신행동’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혁신은 당원 민주주의 강화가 정답”이라며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했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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