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3.2㎍/㎥서 24.6㎍/㎥ ↑
‘좋음’ 일수 40일서 9일로 감소
‘나쁨’은 18일서 20일로 늘어나
“기상여건 악화·국외유입 영향”
고비사막·내몽골서 황사 유입
23일 내륙 천둥·번개 동반 황사비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23일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이번 4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2022년 12월∼2023년 3월) 동안 전국 평균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전년보다 6%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변화로 높아진 대기온도 등 기상여건과 함께 코로나19 유행세 완화에 따른 중국 공장들 가동 증가 등 국외적 요인 때문으로 분석됐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우리나라에 유입된 황사 등으로 이날 미세먼지(PM10) 농도는 전국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 207㎍/㎥, 연평도 232㎍/㎥, 대관령 181㎍/㎥, 안면도 246㎍/㎥, 흑산도 165㎍/㎥, 진주 267㎍/㎥ 등으로 전국 모든 권역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다. 비구름이 발달한 남부지방에서는 비와 황사가 섞인 ‘황사비’가 내리기도 했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황사비는 내륙을 중심으로 23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까지 ‘나쁨’에서 ‘매우나쁨’ 수준인 미세먼지 농도 또한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예보센터는 잔류한 황사로 인해 인천·경기남부·충청권·호남권·제주권의 미세먼지 수준이 오전 '매우나쁨', 서울·경기북부·강원권이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민들은 봄철 ‘불청객’ 황사에 따른 일상의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 영등포구 거주민 장모(30)씨는 “요즘 덥다가 모처럼 선선한 봄 날씨인데 황사가 심해서 맘 놓고 다니지 못해 아쉽다”며 “주변에 기침하는 사람도 늘어 코로나19가 끝나가 집어넣은 마스크를 다시 꺼냈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로 출퇴근하는 홍모(36)씨는 “평소 월요일에는 길이 많이 막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데 황사가 심해 자동차로 회사에 왔다”며 “요즘 날씨가 좋아 저녁에 달리기를 즐겼는데 오늘은 건너뛰어야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이날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동안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전년 대비 6% 짙어졌다고 밝히며 ‘제4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24.6㎍/㎥로, 1년 전 23.2㎍/㎥보다 6%(1.4㎍/㎥) 상승했다. 초미세먼지 ‘좋음’ 일수(15㎍/㎥ 이하)는 3차 40일에서 4차 9일로 감소했으며 ‘나쁨’ 일수(35㎍/㎥ 초과)는 1년 새 18일에서 20일로 늘었다.

환경부는 이번 동절기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한 요인으로 불리한 기상 여건과 국외 유입 증가를 꼽았다. 올해 2~3월 평균 기온은 제3차 계절관리제가 시행됐던 기간에 비해 2.2도 높았다. 대기정체 일수(일평균 풍속이 초속 2.0m 미만인 날의 수)는 전년보다 10일 더 많았으며, 고풍속 일수(일평균 풍속이 초속 2.5m 이상인 날의 수)도 12일 적었다.
4차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중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46㎍/㎥로, 3차 때보다 3㎍/㎥ 더 높아지는 등 국외 유입 영향 또한 컸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2~3월 기상 상황이 굉장히 안 좋아졌다”며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대기오염물질 저감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 12월부터 시행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미세·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동절기 산업과 주택, 차량 등의 부문에서 미세먼지 배출을 저감하는 각종 정책을 집중 시행하는 제도다.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화력발전소 가동을 최소화하고 5등급 경유차의 도심 운행을 제한하는 내용의 정책들이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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