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다 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
아침에 눈 뜨며 마을 앞 공터에 모여 매일 만나는 그 친구들. /
비싸고 멋진 장난감 하나 없어도 하루 종일 재미있었어.”

어쿠스틱 포크 트리오 ‘자전거 탄 풍경’의 ‘보물’이라는 곡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없던 시절 어린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 가사처럼 다양한 놀이를 즐기며 하루를 보냈다. 경기 과천시 아해한국전통문화어린이박물관은 그런 추억의 전통 놀이문화를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박물관이다. 아해란 아이, 어린이를 뜻한다. 2011년 문을 연 아해박물관은 전시 공간과 교육 공간 그리고 체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1층 상설 전시실은 팽이, 공기, 연, 썰매 등 우리나라 전통 놀잇감과 만화영화 딱지, 종이 인형, 초기 전자 오락기 등 추억의 근현대 장난감들이 함께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사용되던 공깃돌을 한반도 지도에 대입해 꾸며 놓은 전시물이 이채롭다. 2층과 3층에는 다양한 전통 놀이문화를 배울 수 있는 교육실과 기획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박물관 야외에는 황톳길과 상수리나무가 빼곡한 아해숲이 조성돼 있다. 다람쥐마당, 도토리마당, 언덕마당, 하늘길마당 등 9개의 놀이마당으로 이어지는 아해숲은 연날리기, 구슬치기, 투호(投壺)놀이(일정한 거리에 떨어진 병에 화살을 던져 넣는 놀이), 널뛰기 등 전시장에서 본 전통 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문미옥 관장(서울여대 아동학과 교수)은 박물관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요즘 어린이들은 집이나 유치원 혹은 학교에서도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집과 우레탄 깔린 운동장에서 지내고 어쩌다 놀이터에 가도 위생상 문제로 모래놀이 공간이 사라져 가는 현실입니다. 세대와 관계없이 어린이는 자연과 함께 흙을 만지며 사람과 더불어 놀면서 배우게 하는 것이 최적의 교육 방법이라는 것은 전 세계 아동학자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우리 전통 놀이를 통해 최첨단 시대가 필요로 하는 창의와 인성을 키우는 데 우리 박물관이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큰 보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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