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비를 들여 세운 평산책방이 노동의 대가가 없는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가 ‘열정 페이’ 논란이 일자 결국 철회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6년 전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열정페이를 비판하며 쓴 페이스북 글을 소환해냈다. 당시 이 대표는 “열정페이 작살내겠다”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평산책방 측은 8일 오전 인스타그램 등에 올린 글에서 “자원봉사자 모집은 마을안내와 마을 가꾸기, 책 읽어주기 등 앞으로 재단이 하고자 하는 공익사업을 위한 것이었다”라며 “아직 공익사업 프로그램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원봉사자 교육이 필요하고, 특히 책 읽어주기 봉사의 경우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어서 미리 자봉단을 꾸려두려고 했던 것인데 과욕이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봉(자원봉사자) 모집을 일단 철회하고, 앞으로 필요할 때 홈페이지를 통해 필요한 공익사업을 밝히고 재단회원을 상대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자 한다.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이 대표가 2017년 1월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열정 페이 작살내겠다’는 제목의 글을 끄집어냈다.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는 “사례를 알려달라. 전부 확인하겠다”면서 “열정페이란 재능있는 청년들에게 열정을 구실로 무임금 혹은 아주 적은 임금을 주면서 헌신을 강요하며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라고 적었다.
이어 “저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재능을 착취 당하는 젊은이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과 공정사회의 첫 시작을 대한민국에 열정페이란 개념을 없애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한다”면서 “열정페이 피해를 본 분들은 저에게 댓글과 쪽지로 사례를 알려달라”고 했다.

평산책방 측은 지난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냈다.
모집 관련 내용에는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 종일 8시간 자원봉사 할 사람 5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렇게 선발된 자원봉사자들은 이달부터 12월까지 8개월 동안 활동하게 된다고도 돼 있다.
그런데 자원봉사자들에게 월급이나 시급 등 노동의 대가 대신 평산책방 굿즈, 점심식사 및 간식이 제공된다고 밝혔다. 특히 식사는 종일 봉사자에게만 제공한다고 알렸다.
이에 평산책방이 수익사업으로 알려진 만큼,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열정페이’를 비판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등 노동자 처우 개선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터라 ‘내로남불’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말만 자원봉사자 모집일뿐 실제로는 사라져야 할 열정페이 강요”라며 “무리하게 최저임금을 인상한 문 전 대통령이 무임금을 버젓이 꺼낸 것은 내로남불 DNA가 발현된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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