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하고 죽는 엔딩 아쉬움은 없어
‘일타스캔들’ 이어 악역… 기억 남을 것
“군 복무(2020년 11월∼2022년 5월) 마지막 휴가 때 SBS ‘모범택시2’ 제안을 받았어요. 악역이었지만 고민하지 않았죠. 군 복무 전에 밝고 긍정적인 역할을 많이 했기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반전되는 매력을 보여줄 캐릭터여서 신선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2014년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로 데뷔한 신재하는 SBS ‘피노키오’, KBS2 ‘페이지터너’, SBS ‘사의찬미’ 등 20여편의 드라마에 조·주연으로 출연했다. 잔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연기를 해왔던 그는 군 복무 이후 처음 출연한 tvN ‘일타스캔들’과 지난 15일 종영한 ‘모범택시2’로 ‘신재하’라는 이름을 더 많이 알릴 수 있었다.

‘일타스캔들’과 ‘모범택시’에서 신재하는 공교롭게 악역을 연기했다. ‘일타스캔들’에서는 일타강사 최치열(정경호)의 실장으로 그를 존경하는 것을 넘어 집착하고, 그로 인해 사람까지 죽이는 지동희를 연기했다. ‘모범택시’에서는 신입 택시 운전기사로 잠입했던 불법 집단 금사회 교구장의 오른팔 온하준으로 김도기(이제훈)를 방해했다. 두 드라마로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신재하는 “내가 막 잘해서 두 작품이 잘 된 건 아니다. 선배들이 해주신 것에 엎어갔던 것”이라고 낮춰 말했다.
“‘일타스캔들’에서는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정경호 선배님에게는 연기하는 호흡과 함께 촬영하는 모든 사람들을 살피는 것을 배웠죠. 이제훈 선배님에게선 작품을 이끌고 가는 힘을 배웠습니다. 이제훈 선배와 실제로 부딪히는 장면이 많지 않았지만, 잠깐 만나는 장면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와 여유를 보고 많은 공부가 됐어요.”
지동희와 온하준은 모두 악인이지만, 그들이 악인이 된 사정은 각기 달랐다. “지동희는 부모의 어긋난 사랑으로 악인이 된 반면, 온하준은 악인에게 이용당했던 것”이라며 “출발점은 달랐지만, ‘죽음’이라는 도착점은 모두 같았다. 악인은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결말에 아쉬움이 없다”고 신재하는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온하준은 자기 잘못을 알고 참회해 교구장과 함께 죽어 마지막에 아쉬움이 없었다”며 “하지만 지동희는 그렇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나한테 ‘아픈 손가락’”이라고 말했다.

‘신재하’에게 두 드라마는 어떤 인상을 줬을까. “배우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포인트가 있다면 20대 때에는 ‘피노키오’가 그런 작품입니다. 30대 때에는 ‘일타스캔들’과 ‘모범택시2’가 될 것 같습니다.”
두 드라마에서 악인을 연기해 많은 사랑을 받은 신재하는 “작품을 하면서 제 본명으로 저를 알아봐 주는 게 10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 나한테는 꿈만 같은 시간”이라며 “다만 악인은 한동안 그만하고 싶다. 다음에는 멜로나 캐주얼한 사극을 연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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