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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5년 스타크래프트…e스포츠로 제2 전성기 달린다 [겜박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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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4-09 14:30:52 수정 : 2023-04-09 14: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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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프로토스! 프로토스의 마법사! 도재욱 선수 승기를 따내고 4강으로 올라갑니다!”

 

지난 3일 ASL(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즌15 8강이 열린 e스포츠 경기장 비타500 콜로세움, 사회자가 승리선언을 하자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이 환호한다. 액션 김성대가 초반 저글링으로 베스트 도재욱의 프로토스를 잡은 뒤 도재욱은 박진감 넘치는 게임으로 3게임을 연달아 가져갔다. 무엇보다 럴커와 히드라를 앞세운 김성대의 회심의 공격을 막은 도재욱은 기세를 몰아 하이템플러의 마법을 앞세우며 승기를 잡았다. 13번의 도전 만에 4강에 진출한 도재욱은 만족감을 감추지 못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난 3일 ASL(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즌15 8강이 열린 e스포츠 경기장 비타500 콜로세움을 가득 채운 스타크래프트 팬들. 김건호 기자

이날 현장을 찾은 직장인 김모(39)씨는 “제가 중학생 시절 도재욱 선수 팬이었는데, 다시 활발히 활동하는 도 선수를 보니깐 그때로 돌아간 거 같다”며 “요즘 출시되는 게임 못지않은 스타만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친구들과 ASL을 보면서 다시 PC방을 가기 시작했다.

 

또 다른 대기업 과장인 이모씨도 어린 시절 선망의 대상이었던 프로게이머를 보는 재미에 이곳을 찾는다. 그는 “이제는 함께 세월을 보낸 친구 같은 느낌마저 들지만, 경기와 스토리는 나에겐 늘 새롭다”며 “게임이 출시된 지 오래됐기 때문에 새로운 선수나 팬들을 보기 어렵지 않냐는 말들도 있지만, 나에게는 이만한 e스포츠 리그가 없다”고 말했다. 도 선수의 경기가 끝나고 8강전 2경기까지 모두 현장에서 관람한 그는 이후 진행된 도 선수의 싸인회에도 참석했다.

 

게임업계에서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의 민속놀이’라고 불릴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게임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RTS(실시간 전략)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의 다양한 산업과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임요환과 홍진호, 김택용, 송병구, 이영호, 이제동 등의 선수가 게이머가 인기직업이 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줬고, PC방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태동하는 데 발판이 됐다. 게이머뿐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널리 사용되는 ‘GG(Good Game)’ 등의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는 스타크래프트의 유산은 우리 문화 곳곳에도 녹아 있다.

지난 3일 ASL(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즌15 8강이 열린 e스포츠 경기장 비타500 콜로세움에서 한 팬이 도재욱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아프리카TV 제공

출시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과거 전성기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PC방 인기 게임 10위권 안에 꾸준히 등장한다. 특히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게임 트렌드를 바꾸면서 e스포츠화에 성공한 스타크래프트의 성공공식을 살펴봤다.

 

스타크래프트가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보는 게임, 즉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게임이라는 점이다. 또 e스포츠 리그도 늘 새로운 볼거리와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신규 맵이 도입돼 운영된다. 새로운 업데이트는 없지만 선수들은 꾸준히 새로운 전략을 짜고, 상대 선수는 이에 대한 파훼법을 선보인다. 유저들은 스타급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 마치 스포츠 경기를 보는 듯 짜릿함을 느낀다. 정체되지 않고, 늘 새로운 전략과 스토리들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TV가 주최하는 ASL은 매 시즌 누적 시청자 수 기준 1000만명을 넘어갈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15번째 시즌이 진행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약 1억5000만명이 넘는 유저가 지켜본 e스포츠 대회다. ASL을 제외하곤 국내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전무한 상황에서 ASL이 곧 스타크래프트라고 평가될 만큼 ASL이 스타크래프트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절대적이다.

지난 3일 ASL(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즌15 8강전 이후 진행된 도재욱 선수의 싸인회. 아프리카 TV 제공

전직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이자 아프리카TV에서 ASL 리그 운영을 맡고 있는 강구열 e스포츠콘텐츠팀 PM은 “신규 시즌을 앞두곤 늘 새로운 맵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다. 이를 통해 선수들이 늘 새로운 전략과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고, 또 게임 내 종족 간의 밸런스가 맞춰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축구나 야구처럼 e스포츠 선수들의 경기는 언제나 짜릿하다. 간혹 어려울 때도 있지만, 세월이 흘러도 늘 재미있는 대회, 유저들과 소통하는 e스포츠 리그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게이머들이 오랜 기간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스타크래프트가 오랜 기간 사랑받는 한가지 이유로 뽑힌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의 상당수가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요인은 BJ(1인 방송 진행자)나 스트리머 등으로 방송활동을 병행하고 있어서다. 가령 프로게이머이자 BJ인 선수들은 아프리카TV의 기부 경제 생태계를 바탕으로 비시즌 기간에도 안정한 수익을 창출하고 스타 BJ로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간다. 시즌이 되면 대회 참가를 결정한 순간부터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대회 이후에도 리벤지 매치 등 다양한 콘텐츠가 진행되며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진행된다.

 

아프리카TV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견고한 커뮤니티와 기부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아프리카TV에서만 갖출 수 있는 가장 큰 특장점”이라며 “e스포츠 리그를 시청하는 유저, BJ와 게임 IP를 중심으로 유저 간 형성된 팬덤 커뮤니티까지 e스포츠 흥행에 필요한 모든 밸류 체인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ASL을 비롯한 아프리카 e스포츠리그가 성공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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