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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난 영화 ‘판도라’ 한 편을 보고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원전=위험’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 같다. 국내 최초의 원전인 고리 1호기를 40년 만에 영구 정지한 2017년 6월19일 연설문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신재생’, ‘기후’라는 단어가 각각 3회, 1회 나오는 데 비해 ‘안전’은 21차례 등장한다. 그는 역대 정부 에너지 정책을 “값싼 발전단가를 최고로 여겼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후순위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내 원전을 모두 없애면 원전 위협에서 벗어날까. 서해 맞은편 중국 연안에만 수십기의 원전이 들어 서 있는 상황이다. 물론 고리 1호기 설계수명이 40년이라 정지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설계수명은 원전 안전성과 성능기준을 만족하면서 운전가능한 최소한의 기간이다. 안전상태 진단과 정비를 해서 안전성을 확보하면 계속운전이 가능하다. 미국은 80년까지도 계속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최장 60년인 원전 운전기간 규제를 폐지했다.

1983년부터 40년간 운전한 고리 2호기의 운영허가가 다음달 8일 끝난다. 계속운전을 하려면 2019~2020년 절차를 밟아야 했는데, 문재인정부가 나설 리 없었다. 일반적으로 원전 1기를 LNG(액화천연가스)로 발전하려면 연간 1조5000억원의 연료비 부담이 늘어난다고 한다.

과학이 아니라 이념적으로 접근했으니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문재인정부 때 우후죽순 늘어난 태양광 발전은 일조량이 풍부한 봄철이 되자 전기가 넘쳐 ‘태양광발 정전’ 우려를 낳고 있다. 태양광 설비만 마구 늘려 송·배전망이 감당을 하지 못하는 탓이다. 겨울이나 여름에 비해 전력소비량이 크게 준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급기야 정부가 태양광 발전을 강제 중단하겠다고 예고하자 사업자들은 보상을 요구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올해 초 ‘난방비 폭탄’ 아우성에 미뤄졌던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조만간 이뤄진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이자 부담이 하루에 각각 38억원, 13억원을 넘어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국제 LNG 가격 급등에도 요금을 제때 반영하지 않은 문재인정부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러니 국민은 또 어떤 ‘탈원전 청구서’가 날아들지 불안하다.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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