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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에 속아 잘못 송금한 무역업체…“주거래 은행 미온적 대응에 더 힘들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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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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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기업 대표 “‘더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식의 대응보다 어렵더라도 고객 피해 손실 줄이기 위해 최선 다하는 태도 보였다면...” 하소연
보안업체 안랩의 스피어 피싱 경고 문구. 안랩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한 무역기업이 피싱 범죄를 당해 수천만원의 피해를 봤다는 제보가 2일 나왔다.

 

이 기업의 대표 A씨는 “오송금한 내 잘못이 크다”면서도 “주거래 은행의 미온적 대응에 더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세계일보와 만난 기업 대표 A씨는 “최근 스피어 피싱을 당해 물품대금 약 2300만원을 날릴 처지에 놓였다”고 알려왔다.

 

스피어 피싱은 특정 개인 또는 조직을 대상으로 공격을 수행해 해가 되는 행위를 하도록 조종한다.

 

A씨는 기업 전자우편을 통해 해외 거래처의 계좌번호와 담당자가 바뀌었다며 대금 송금을 요구받았다고 한다.

 

이에 지난달 22일 아무 의심 없이 입금했고 이틀이 지나서야 피싱에 속아 송금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의 거래처는 약속된 날짜에 물품대금이 입금되지 않자 A씨에게 독촉을 해왔고 뒤늦게 범죄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눈치챘다고 한다.

제보자 제공
제보자 제공

 

피싱 범죄를 직감한 A씨는 그 길로 주거래 관계인 모 시중은행에 지급 정지를 신청하고,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알렸다.

 

피싱 사기는 계좌 동결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인데, 입금된 미국 상업은행 측은 A씨의 반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한국의 주거래 은행에서 ‘면책’(Indemnity)을 보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고 한다. 입금 대금을 모두 반환할 테니 모든 책임은 주거래 은행이 져야 한다는 요구였다.

 

이에 주거래 은행은 난색을 보이면서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A씨는 전했다.

 

현재 A씨의 이 사기 피해 사건은 미국 경찰이 조사 중인데, 한국 수사 당국과 공조가 이뤄지기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된다는 게 A씨의 전언이다. 따라서 초기 금융기관의 선제 개입이 필요한 시점인데도 주거래 은행의 대응은 ‘전무한 상태’라고 그는 주장한다.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미 은행은 면책을 요구하면서 입금 대금을 모두 반환하겠다고 했지만, 주거래 은행 측은 “추후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면책(지급보증)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A씨는 사기 피해액만큼 보증금을 계좌에 넣어놨다 미국 수사에서 범죄 계좌가 확인돼 문제가 해결되면 그때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주거래 은행에서는 “관리가 힘들어 어렵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A씨는 “해킹 무역 사기를 당한 고객에게 ‘더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식의 대응보다 어렵더라도 피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좋았을 것 같다”며 “이런 사고는 언제나 노출되어 있는데 전례와 타성에 젖어 ‘안 되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의 극복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외 송금 시 가장 최근의 기록을 찾아 대부분 이루어진다”며 “변경된 계좌로의 송금을 요청하면 은행 담당자가 송금인에게 유사 해킹 사례를 인지시켜 재확인시키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해외 송금 요청 전문을 보내기 전 필터링이 돼 해킹 사고가 예방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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