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최대 69시간 근무 실상’ 그린 드라마에 누리꾼 “정부에 틀어줘라”

유튜브 채널 ‘너덜트’는 ‘야근, 야근, 야근, 야근, 야근, 병원, 기절’이라는 제목의 5분29초짜리 영상 공개...포괄 근무제 시생 중인 중소기업 현실 그려
“MZ, 권리의식 강해 ‘사장 나오라’며 받아낼 것” 고용노동부 장관 발언 풍자도

유튜브 채널 ‘너덜트’ 캡처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원성이 자자한 가운데, 한 유튜브 채널에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 도입 시 일어날 일을 묘사한 영상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뜨거운 공감을 받았다.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너덜트’는 ‘야근, 야근, 야근, 야근, 야근, 병원, 기절’이라는 제목의 5분29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주 최대 69시간 근무 시행을 예상해 중소기업 직장인이 겪을 일들이 드라마 형식으로 담겼다.

먼저 영상에서 사장은 “요즘처럼 계약건이 많아서 업무량이 늘어나는 추세에 아주 도움 되는 제도가 도입됐다”며 “일이 많을 때는 바짝 일하고, 없을 때는 쉴 수도 있는 탄력적이고도 유연한 주 69시간 근로제를 우리도 실시한다”고 화색을 드러냈다.

이에 신입 사원은 대리에게 “그거 좋은 거 아닌가요”라며 “야근 계속하면 돈 더 받을 수 있잖아요”고 물었다

이어 “주 69시간 다 일하고 다음주 내내 쉬어버리면 우리한테 이득 아니냐”라고 순진무구하게 물었다.

유튜브 채널 ‘너덜트’ 캡처

그러자 대리는 “우리 회사는 포괄임금제”라며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우리는 중소기업이라 안 된다”며 야근을 많이 해도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없는 현실을 설명했다.

신입 사원이 또다시 “일 없을 때는 막 다 같이 쉬고 그러면 안 되나”라고 하자, 대리는 “회사에 일이 없는 날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이미 있는 연차도 못 쓰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그러자 신입 사원은 “야근은 그렇게 시키면서 돈도 안 주고 휴가도 안 주면 우리보고 어떡하라는 거냐”고 항의했고, 대리는 “MZ들은 권리의식이 강해서 ‘사장 나와라’ 하면서 알아서 받아내란다”고 답했다.

대리의 발언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주 최대 69시간제에 대해 설명하며 “요새 MZ 세대는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느냐’라고 할 정도로 권리의식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것이다.

이후 ‘주 69시간’ 4주차를 맞은 신입사원은 “주 69시간 근무표에 ‘열심히 일한 자, 충전 타임’이라고 돼 있는데 우리는 충전 타임 언제 주는 거냐. ‘나만의 휴가’에는 주말이 포함돼있다”고 뇌까린다.

유튜브 채널 ‘너덜트’ 캡처

긴 노동시간에 지친 대리는 결국 사장에게 “아무리 주 69시간이 근무라고 해도 매주 69시간 근무를 시키는 건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주 52시간일 때는 60시간이더니 주69시간 되니까 74시간이 됐다”고 항의하며 휴가를 떠나는 용기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꿈에 불과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대리가 커피를 사 달라는 신입 사원에게 “사줄 테니 관두지나 마요”라며 달래며 영상은 끝난다.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가 시행될 경우 중소기업 사원들은 과로에 시달리며 추가 수당도 못 받을 거라는 현실을 꼬집은 영상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들은 “직장인으로서 말하자면 저건 과장 하나도 없는 진짜”, “현시점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잘 표현한 작품”, “이걸 대통령한테 보여주고, 국회에 틀고, 고용노동부에 보내야 합니다”,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풍자와 해학이 담긴 작품 많아지길”, “노동의 현실을 모르는 노동부 장관이 꼭 봐야 하는 영상” 등의 댓글로 공감을 보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