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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남 핵공격 능력 과시… SRBM 핵탄두 보유는 불명확 [北核 실전 배치 위협]

입력 : 2023-03-20 18:48:34 수정 : 2023-03-20 21: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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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술핵 어디까지 왔나

KN-23 원형 핵탄두는 직경 90㎝
과거 공개된 원형·호리병형보다 커
전술핵탄두 설계·제작은 가능해도
北 장담 ‘기술적 신뢰성’은 검증 안 돼

800m 상공 폭발… 살상효과 극대화
한반도 사정권 둔 공격능력은 입증
북핵, 시위 수준 넘어 현실적 위협
한국형 3축 구축·안보협력 중요해져

북한이 20일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가상의 전술핵을 공중에서 터뜨리는 종합전술훈련을 실시했다”고 발표한 것은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연습에 맞서 핵 반격 능력을 부각하는 한편 전술핵의 실질적 위력을 과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북한의 주장이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참관한 가운데 지난 18~19일 전술핵운용부대들의 '핵반격가상종합전술 훈련'을 진행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 전술핵 실제로 만들었나

 

북한은 가상의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 800m 상공에서 터뜨렸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앞서 2016년 3월 원형 핵탄두와 2017년 9월 호리병 모양의 핵탄두를 선보인 바 있다. KN-23의 원형인 러시아산 이스칸데르 SRBM의 직경은 최대 90㎝다. 군 당국은 북한이 과거 공개한 핵탄두 크기를 60∼80㎝로 추정한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KN-23 탑재 가능성이 있다.

 

미사일을 공중폭발시키는 기술은 난도가 높지 않아 북한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800m 상공에서의 핵탄두 폭발은 서울 등 대도시를 공격하는 데 적합하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했던 15㏏(킬로톤) 위력의 핵폭탄은 570m 상공에서 폭발해 7만여 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800m 공중폭발을 시험한 것은 파괴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며 “지상폭발은 지하 군사시설 등 강화된 군사 표적을 파괴하는 데 쓰이는 반면 공중폭발은 피해를 확산시키기 위해서 사용하며, 특히 건물이 많은 도심에 적절한 공격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전술핵이 실제 상황에서도 정확히 작동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앞선 6차례 핵실험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경험과 기술을 축적했고, 6차 핵실험 이후 6년간 기술 개발을 지속했다. 이를 통해 소형화한 전술핵탄두 설계·제작은 가능하겠지만, 기술적 신뢰성은 새로운 핵실험을 통해서만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기존에 선보였던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에 각각 최적화한 전술핵탄두를 만들었는지도 불확실하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종합전술훈련 사진을 보면 발사된 미사일 화염이 브이(V)자 형태로 나타나고 이동식발사차량(TEL)이 보이지 않는다. 이를 두고 TEL이나 열차에서 쏘던 KN-23의 발사 방식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사일이 내뿜는 화염 형태가 사일로(지하격납고)에서 쏜 것과 유사하다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발사 장소가 낮은 야산이고 인근에서 대규모 공사를 한 흔적이 보이지 않아 회의적 견해도 만만치 않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사일로에서 (SRBM을) 쏠 수 있지만, 북한 입장에선 얻을 게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TEL을 화염에서 보호하고자 설치한 방열판 등 특수장치의 영향으로 화염 분출 방향이 기존과 달라졌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핵 앞세워 무력시위·연합훈련 대응

 

북한의 이번 전술핵 종합전술훈련은 지난해 9월25일∼10월9일 이뤄진 전술핵 운용 부대들의 군사훈련보다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핵 공격을 위한 준비태세 점검과 핵 공격 절차 훈련을 실시하면서 실제 SRBM을 발사, 유사시 핵무기 사용을 위한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하드웨어(미사일)를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나리오대로 연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 태세가 단순한 과시나 무력시위 차원을 넘어서 현실적 수준의 위협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정은 옆 의문의 모자이크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19일 딸 김주애와 함께 전술탄도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맨 오른쪽에 혼자 선글라스를 끼고 마스크를 쓴 남성(붉은 원)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점이 눈길을 끈다. 통일부가 “누구인지 식별이 안 된다”고 밝힌 가운데 전술핵 운용 부대의 지휘관일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경제난 속에서도 한·미 연합훈련에 맞서기 위해 핵무력을 앞세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주요 과제인 농업 문제와 건설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려면 많은 인력과 건설장비, 식량, 연료가 필요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차·장갑차·방사포 등 중화기와 병력을 대거 동원해 한·미 연합훈련에 ‘맞불’을 놓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 비대칭 전력인 미사일과 핵전력을 동원해 대응하면, 소규모 병력과 장비만으로도 충분한 대응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주장을 ‘과장’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대비태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행동을 보면 사실관계와 약간 다른 과장된 보도를 하고 있다”며 “자신들을 피해자로 만들고, 내부적으로는 핵능력을 강화하는 이중적 태세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차관은 “북한이 과장을 섞는다 해도 거기까지도 충분히 대비해야 하므로 한국형 3축체계 조기 구축, 한·미 연합연습 등을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수찬·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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