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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내 창작물 수집 말라”… 예술가들 ‘옵트아웃’ 운동 [진화하는 챗GPT]

입력 : 2023-03-19 18:30:00 수정 : 2023-03-19 20: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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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화해 모작… 생존 위협 인식
英 등 작업물에 금지 문구 명기
AI 작업물 미술관 전시도 논란

인공지능(AI)의 능력 향상으로 예기치 못하게 창작 영역을 위협받게 된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이 AI 데이터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AI의 작품이 예술에 속하는지, 역사적인 명작들과 나란히 미술관에 전시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페르메이르의 원작(오른쪽)과 인공지능(AI)이 그린 모작. 율리안 판디컨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최근 성능이 향상된 GPT-4가 출시됨에 따라 예술가, 작가, 규제 당국 등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예술의 영역은 기술 발전의 위협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방대한 예술작품이 온라인상에서 데이터베이스화하면서 예술가들의 설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디자이너, 사진작가, 작가 등 예술가들은 AI 프로그램이 더 적은 돈으로 그들의 일을 하게 될 ‘어두운 새벽’이 이미 왔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진작가와 디자이너들이 위협에 직면해 있다. ‘나이트카페’ 등 AI 이미지 생성 사이트에서 클릭만으로 원본 이미지를 생성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 업계 종사자 사이에서는 본인의 작업물에 AI 소프트웨어가 본인의 화풍이나 디자인을 학습하지 못하도록 ‘AI에 사용 금지’라는 문구를 명기하는 방식의 ‘배제’(옵트아웃)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몇 주간 옵트아웃 운동을 통해 수천만개의 예술작품과 이미지가 제외되고 있지만 변경된 형태의 이미지가 사용되는 등 실제로 추적하기 어렵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네덜란드에서는 AI 작품의 자격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달 10일 열린 네덜란드의 거장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전시에서 행사를 주최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은 페르메이르의 대표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모티프로 한 작품 전시 이벤트를 열었다. 제출작 총 3482점 중 5점이 실물 출력돼 전시관에 걸렸는데, 독일 베를린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율리안 판디컨이 AI로 작업한 ‘빛나는 귀걸이를 한 소녀’가 포함돼 네덜란드 미술계에서 비판이 나왔다. 작가인 이리스 콤핏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AI 작품을 두고 “페르메이르의 유산은 물론, 활동 중인 예술가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미술관에서 나오면서 뺨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고 혹평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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