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2023년 안에 코로나19 비상사태 선언 해제 확신”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으로 3년 넘게 유지돼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수위가 올해 안에 해제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안에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이 해제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우리는 지금 팬데믹(대유행) 시기의 어느 때보다 훨씬 나은상황에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팀장도 이날 “우리가 계절 독감을 대하는 것처럼 코로나19를 바라볼 수 있는 시점에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건강을 계속 위협하겠지만 우리 사회와 의료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경계 선언이다. 특정 질병의 유행상황이 PHEIC로 결정되면 이를 억제할 수 있도록 WHO가 각종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된다. 코로나19에 대한 PHEIC는 2020년 1월 선언된 이후 지금까지 3년 넘게 유지돼왔다.

지난해부터 사망자와 중증 환자 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코로나19의 위험성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작년 말 중국이 방역 규제를 완화하면서 중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자 WHO는 지난 1월 말 PHEIC를 일단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최근까지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WHO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4주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만8000명가량으로 직전 동기간보다 57% 감소했다. 신규 확진자 수도 40% 감소한 410만명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감소 추세와 더불어 강력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새로 출현하지 않는 점, 각국의 의료대응 체계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보다 안정을 찾은 점 등을 고려해 WHO는 PHEIC의 연내 해제를 점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