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씨와 기억 남을 경험 공유”
유한기 “시장실서 팀장들과 보고”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이 2015년 호주 출장 당시 골프장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며 ‘성남시장 시절엔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주장을 이어 갔다. 출장에 동행했던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은 “(이 대표가) ‘김 팀장, 거기 있어?’라고 했다”며 “거짓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씨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재판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이 대표) 가면이 벗겨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씨는 “호주 골프장에서 2인 카트 두 대를 빌려 하나는 내가 쓰고, 하나는 김씨가 몰며 이 대표를 보좌했다”며 “캐디가 없어 공을 직접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 대표가) ‘김 팀장 거기 있어?’ 얘기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는 이 대표 측 주장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같은 법원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2차 공판에서 이 대표 측은 “호주에서 피고인(이 대표)이 김씨와 함께 찍은 사진과 영상에 특이한 점이 있다”며 “김씨와 단 한 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변호인은 “피고인과 김씨의 관계가 어떠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면서 “김씨를 별도로 기억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당시 김씨는 이 대표가 아니라 유씨를 보좌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김씨가 당시 성남시와 산하기관 팀장급 직원 600명 중 한 명에 불과해 기억하지 못했다는 이 대표 측 주장을 두고 “나머지 팀장 599명이 기억나지 않는다 해도 김씨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씨와 2015년 9박 11일 일정으로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간 데다, 김씨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담당한 주무 부서의 장으로 이 대표에게 수차례 대면 보고했고, 표창장도 받은 점을 들며 “김씨는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경험을 공유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 변호인은 “599명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지만 김씨를 기억해야 한다는 게 맞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법정에선 고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의 검찰 진술 조서 내용도 공개됐다. 피의자 신분이던 유씨는 “재직 시절 시장실에서 (이 대표에게) 직접 보고한 적 있고, 처장급인 팀장들과 같이 들어갔다. 혼자 간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유씨는 대면 보고 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던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배석한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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