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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뱅크런’ 국내 은행권은 문제없나

입력 : 2023-03-16 18:55:13 수정 : 2023-03-16 18: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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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뱅킹 비중 77% 달해
‘SVB 파산’ 배경으로 지목되자
“대응책 필요하다” 목소리 제기
업계 “체질 달라… 우려상황 안돼”

실리콘밸리은행(SVB)이 36시간 만에 파산한 배경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뱅크런(현금 대량인출 사태)이 한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인터넷뱅킹 비중이 큰 국내 은행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다만 특수한 상황이었던 SVB와 국내 은행권은 체질이 달라 뱅크런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중론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뱅킹을 통한 입출금·자금이체 서비스 이용 비중은 77.7%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그 밖에 창구 5.5%, 자동화기기(CD·ATM) 14.2%, 텔레뱅킹 2.6% 등으로 집계됐다.

SVB가 자금 위기에 직면한 지 36시간 만에 파산한 것은 스마트폰으로 은행 거래를 하면서 예금 인출이 쉬워졌기 때문이라는, 일명 ‘폰 뱅크런’이 배경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인터넷뱅킹이 일상화한 우리 은행업계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 등장과 함께 모바일뱅킹 편의성을 경쟁적으로 높여왔던 만큼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서 2020년 예금보험공사는 관련 보고서에서 “자금 이체의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지면서 디지털 뱅크런 발생 가능성이 대두됐다”며 디지털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SVB 사태의 배경에는 ‘사이버 뱅크런’만 있는 게 아니어서 우리 금융시장과 같은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SVB는 예금 대부분을 미국 국채에 대량 투자했다 손실을 내 자금 위기를 불렀고, 여·수신(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 42.5%에 불과해 예대마진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여·수신 비율은 모두 90% 이상이었다. 주식과 채권 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유가증권 투자 비중도 20% 미만이었다. 긴급 상황에 대비 가능한 유동성 비율도 높았다. SVB 사태 직후 금융감독원 등 당국이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모바일뱅킹 접근성이 더욱 높은 인터넷은행도 대부분 계좌가 소액 자금으로 이뤄져 있어 단기간의 뱅크런 가능성은 작다는 게 당국 분석이다. 인터넷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사례와 달리 개인 고객이 많고, 예금 규모도 작아 뱅크런에 대한 우려는 하고 있지 않다”며 “많은 은행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금융생활을 하고 있어 인터넷은행만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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