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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나라 팔아먹으니 좋으십니까” 尹 방일날 거리로 나선 대학생들

입력 : 2023-03-16 13:16:30 수정 : 2023-03-16 16: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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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대학생 단체, 용산역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서 한·일 정상회담 규탄 및 중단 촉구...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 해법도 거부
16일 오전 서울 용산역 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평화나비 네트워크 회원 등이 윤석열 정부의 반성없는 한일정상회담 규탄,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안 거부 대학생 공동행진에 앞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재문 기자

 

“윤석열 대통령님, 나라 팔아먹으니 좋으십니까. 대한민국 한 국민으로서, 미래를 짊어질 청년 학생으로서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어 거리로 나왔습니다. 반성 없는 한·일 정상회담, 당장 중단해주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가운데, 전국 대학교에서 모인 학생들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안 거부 및 한·일 정상회담 규탄을 위해 거리로 나섰다.

 

대학생 연합단체 평화나비네트워크와 30개 대학생 단체가 발족한 ‘2023 한일정상회담 규탄 대학생 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에서 한일 정상회담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50여명의 대학생들은 ‘친일 정상회담’ ‘일본 1호 영업사원’ ‘졸속 합의’ ‘국민 무시’ ‘윤석열 규탄’ 등의 피켓을 들고 “굴욕적인 한일정상회담 반대한다. 무능 굴욕 외교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졸속적 강제징용 해법안 철회하라. 일본 정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강제징용 피해 당사자들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일본 외무성은 해법안 발표 이후 사흘 만에 강제징용 문제는 없었다며 과거사 지우기를 진행했고, 윤석열 정부는 가해국인 일본 정부에게 피해국인 우리가 돈을 내면서까지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일본으로 떠났다”며 “대체 어디까지 내어줄 생각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오전 서울 용산역 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평화나비 네트워크 회원 등이 윤석열 정부의 반성없는 한일정상회담 규탄,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안 거부 대학생 공동행진에 앞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발언에 나선 평화나비네트워크 연대사업국장 이담비씨는 “우리의 역사, 우리의 안보, 우리의 영토까지 다 내어주는 게 무슨 국익이냐”며 “과거사 문제 해결을 책임지지 못할망정, 피해자가 원치 않는 합의를 강행하며 한일정상회담을 재개하는 행동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모두발언 후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삼각지역 전쟁기념관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행진에 참여한 한양대학교 재학생 주혜빈씨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피해자인 동은이 가해자 연진에게 복수하지 못하고 결국 자본과 힘에 굴복하는 엔딩을 바라는 사람이 어디있겠느냐”며 “강제징용 문제에서도 이런 굴욕적인 엔딩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사동아리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있다는 박세희씨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대한민국을 강타한 명언은 ‘역사를 잊는 것이 우리의 미래다’”라며 “내가 상식으로 알고 있던 것이 상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라고 했다.

 

박씨는 “한미일 동맹이 되었든, 한일의 미래지향적 관계 개선이 되었든 그게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몇 십년을 싸워서 쟁취한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을 만한 이유가 되는지, 대한민국의 정부가 나서서 역사를 부정하고 지우려 하는 것이 상식적인지에 대해 학생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회원 등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전쟁기념관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반성 없는 한일정상회담 규탄,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안 거부를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김수연 기자

 

이날 집회에 나선 학생들 다수가 학업을 뒤로 한 채 모였다고 한다. 이들은 “평일 오전 수업이 있는 시간이지만, 나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거리로 나왔다”며 “중요한 학업을 미룬 만큼, 그만큼 분노하는 대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매국적인 강제동원 해법을 철회하고 일본이 아닌 한국의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앞서 전날 전국 18개 대학이 참여한 한일 정상회담 규탄 전국 대학생 동시다발 시국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시국선언문에서 이들은 “윤석열 정부는 과거사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는 귀를 막고, 한일정상회담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일제강점기 전쟁범죄 피해자들을 지키지 못하고 일본에게 굴욕적인 태도를 보이는 정부의 행보를 바꾸지 않는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2015년 한일합의 이후 다시 한번 우리 외교에 씻을 수 없는 과오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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