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기원 위해 더 큰 폭음·불꽃 내려고 폭죽 불법 제조·과다한 화약 터뜨려
폭약·쇠구슬 조합 ‘사제 폭탄’까지 등장해 인명 피해 적잖아

이란의 새해맞이 불꽃축제에서 20명 이상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
특히 소방·경찰당국 등의 대비에도 이처럼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여서 더욱 충격을 줬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자파르 미야드파르 소방청장은 14∼15일 밤사이 새해맞이 불꽃축제 ‘차하르 샴베 수리’가 진행되는 동안 총 27명이 숨지고 409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미야드파르 청장은 부상자 중 1357명은 눈에 폭약 파편을 맞았고, 867명은 화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부상자 287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25명은 상태가 심각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고 미야드파르 청장은 덧붙였다. 222명은 팔·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다.
가장 많은 부상자가 나온 곳은 테헤란주(886명)였고, 동아제르바이잔주(482명), 서아제르바이잔주(402명)가 뒤를 이었다.
전날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의 800여곳에 소방관 3500여명이 배치됐으며, 소방 당국은 같은날 오후 4시부터 구급차 280대와 오토바이 180대를 비상 대기시키고 응급 상황에 대비했다.
또한 경찰은 도심 주요 도로와 광장에 경력을 배치하고, 인파 결집이나 사제폭탄 판매를 단속했다. 주요 관공서와 회사는 이날 평소보다 퇴근 시간을 2∼3시간 앞당기고 안전을 위해 실내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차하르 샴베 수리는 한해의 마지막 수요일에 송구영신을 기원하는 풍습이다. ‘차하르 샴베’는 수요일이라는 뜻의 이란어이고, ‘수리’는 불 또는 빛이라는 의미다.
이란의 역법(曆法)에 따르면 봄이 시작되는 춘분(3월 21일)이 새해 첫날이므로 올해의 마지막 수요일은 15일이다. 마지막 수요일이라고는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밤이다.
이란인들은 이를 기념해 모닥불을 뛰어넘고 폭죽을 터뜨리며 액운을 털어내고 새해에 건강과 행운을 기원한다.
더 큰 폭음과 불꽃을 내려고 폭죽을 불법 제조하거나 과다한 화약을 터뜨리다 매년 인명피해도 속출한다. 특히 폭약과 쇠구슬을 조합한 ‘사제 폭탄’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적지 않다.
작년 차하르 샴베 수리 때는 이란 전역에서 19명이 숨지고 2800여명이 다쳤다.
주이란 한국 대사관은 교민들에게 “꼭 필요하지 않으면 외출을 자제하고, 군중에 접근하거나 사진·영상을 촬영하는 행위를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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