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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서 ‘주도권 강화’ 승부수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

입력 : 2023-03-15 18:30:00 수정 : 2023-03-15 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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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클러스터에 300조 투자

2042년까지 생산라인 5개 건설 계획
국내외 소부장 기업 등 150개 유치
생산 700조·고용 160만명 유발 효과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 추격 나서

삼성전자가 15일 발표한 용인시 남사읍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계획은 세계적인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2014년 평택 캠퍼스 조성 계획 발표 후 9년 만에 이재용 회장의 ‘용인 시대’ 개막을 알렸다는 의미도 있다.

반도체 패키지 라인 둘러보는 이재용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 기흥구와 화성(301만㎡), 평택(289만㎡)에 차례로 반도체 공장을 지었다. 이번에 용인 남사읍의 시스템반도체 특화 국가산업단지 규모는 710만㎡로 앞서 지은 세 단지를 합한 것보다 크다. 투자액 300조원에 직간접적 생산 유발 효과 700조원, 고용 유발 효과 160만명가량으로 예측된다. 국내를 넘어 세계 최대 규모인데, 부동의 1위인 메모리 분야 초격차를 확대할 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삼성의 미래 비전을 용인 클러스터에 담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새 단지에 2042년까지 첨단 시스템반도체 생산 라인 5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국내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한다.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과 화성, 평택, 이천 등 반도체 생산 단지와 인근 다른 소부장 기업, 팹리스 밸리인 판교 등을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메모리·파운드리·디자인하우스·팹리스·소부장 등 반도체 전 분야 밸류체인과 국내외 우수 인재를 집적한 선도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1등’에 이어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서 세계를 리드하게 되는 셈이다.

최근 미국과 대만,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이 정부 지원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클러스터를 강화하고, 반도체 생산 시설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민관이 힘을 합쳐 ‘반도체 강국’의 초석을 놨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적으로 ‘국가산단 지정’이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정부가 대형 반도체 생산 기지를 유치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가장 공격적인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로서는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도 좁혀나갈 수 있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평택과 미국 오스틴, 현재 건설 중인 테일러 신공장까지 고려해도 생산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기술이 아닌 생산 능력 부족으로 ‘규모의 경제’인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와의 시장 점유율을 좀처럼 좁히지 못했던 만큼 용인 클러스터로 반전을 꾀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 TSMC와 2위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42.7%포인트로 전 분기(40.6%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삼성은 화성·기흥 벨트는 메모리·파운드리·연구개발(R&D) 중심, 평택과 용인은 첨단 메모리·파운드리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새롭게 만들어질 신규 단지를 기존 거점과 통합 운영해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며 “대한민국 미래 첨단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글로벌 전진 기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반도체 갈등으로 촉발한 중국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 불확실성 등도 차제엔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은 자국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는 반도체 기업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항 등 반도체지원법을 통과시켰는데, 이달 안에 가드레일 세부 지침을 내놓을 예정이다.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주요국 간 갈등에 따른 해외 공장의 생산 차질 우려가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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