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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아니라 ‘직장인’의 반발… 근거 없는 '세대 갈라치기'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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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15 13:30:00 수정 : 2023-03-15 1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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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가 MZ세대(1980년 대초∼2000년대 초 출생)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주69시간제를 재검토하기로 한 가운데, 근로환경을 두고 연령별로 큰 이견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실시한 조사에서 유연근무제, 안식년 휴가, 장기근속 포상 등을 선호한다는 응답 비율은 세대 편차가 크지 않았다.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정보 게시판에 붙어있는 구인구직 안내문에 근로시간이 적혀있다. 뉴스1

선호하는 복지 제도에 대한 물음에 ‘유연근무제 실시’라 답한 비율은 전체 평균 24.3%이며, 연령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30대의 선호도가 28.6%로 가장 높았고, 40대 26.2%, 20대 26.2%, 50대 19.5% 순으로 뒤를 이었다.

 

유연근무제는 노동자 여건에 따라 근로시간이나 형태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별도로 정한 근로시간을 인정할 수 있다. ‘주52시간 단축’ 이후 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이 확산하는 추세다.

 

안식년 휴가와 장기근속 포상을 선호하는 비율도 양상이 비슷했다. 주중 조기퇴근제의 경우에만 20대의 선호도(34.9%)가 50대(12.5%)보다 확실히 높게 나왔다.

 

직장갑질119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정부가 근거 없는 세대 갈라치기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김은혜 홍보수석에 의해 윤석열 대통령이 “입법예고 기간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진 데 대한 비판이다.

 

윤 대통령이 MZ세대의 반발을 의식해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MZ세대가 반발하는 게 아니라 직장인이 반발하는 것”이라며 “야근 안 하자는 사회 대세를 정부가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운영위원은 “정부가 직접 조사해봐도 연령별로 큰 편차 없이 장시간 노동을 선호하지 않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장관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요새 MZ세대들은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냐’라고 (할 정도로) 권리의식이 굉장히 뛰어나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박 운영위원은 “고용노동부 5급 사무관이 야근시켰다고 장관 나오라고 말하는 것 들어본 적 있는지 묻고 싶다”며 “정부는 주69시간제에 대한 직장인의 불안과 불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직장갑질119는 윤석열정부가 ‘주5일 자정 퇴근법’ 대신 △포괄임금제 금지 △근로시간 기록 의무화 △근로자대표제 법제화 등을 담은 ‘야근갑질 금지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MZ노조’라고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도 앞서 9일 논평을 내고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는 국제사회 노동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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