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인기를 얻으며 학교폭력 고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생님에게도 과도한 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쏟아지고 있다. 수십년 전 학창 시절 당시 훈육을 넘어 학대 수준의 폭행을 당했다는 이른바 ‘교사 폭력(교폭)’ 고발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는 모양새다.
14일 국내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 선생님으로부터 부당하거나 지나친 수준의 폭력을 당했다는 이들의 고발 게시글과 댓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교사로부터 당한 학교폭력, 20년 전 일도 처벌 가능한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한 작성자는 “2004년 중학교에 재학할 당시 발명교사 김모 교사로부터 ‘수업 태도 불량’을 이유로 학교 골방에 끌려 가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작성자는 “교사는 차고 있던 시계를 풀고 난 뒤, 1시간 동안 주먹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가격하고 욕설을 내뱉었다”며 “맞다 쓰러지면 일으켜 세워 다시 때리고, 쓰러지면 일으켜 세워 다시 때렸다. 1시간 내내 반복된 교사에게 당한 학교 폭력은 너무 무섭고 고통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어 “보복의 두려움과 혹시나 제게 생길 2차 피해가 걱정돼 당시에는 경찰과 교육청에 신고하지 못했다”면서 “이 일로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니기가 힘들어져 고등학교 진학 뒤 한 학기 만에 자퇴했고 평생을 그날의 악몽에서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20년 전의 일이지만 처벌이 가능하다면 김모 교사를 처벌하고 싶다”고 했다.

이 글이 확산되자 자신도 겪었던 교폭 경험을 공유하는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일부 누리꾼은 본인이 졸업한 학교명과 교사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33년 전에 촌지 안 주는 애들 모아서 괴롭히고 때리던 교사가 있었다”며 “지금 살아있다면 할머니일 텐데 장수하시라”고 비꼬았다.
다른 이들도 “옛날 교사들은 출근하면서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애들 때리는 것으로 푸는 사람이 많았다”, “하키채, 당구 큐 등 각종 도구를 개조해 회초리로 썼다”고 떠올렸다.
또 다른 게시자는 “중학교 2학년 수업시간에 교환일기를 써서 친구한테 줬는데 도덕 선생이 그걸 발견해 읽고는 교무실로 따라오라고 했다”며 “교무실에 다른 선생님들 계시는데 따귀를 때리더니 주변 교사들이 말릴 때까지 맞았다”고 적었다.
그는 “그때는 맞아도 신고하는 게 없었다”며 “그 도덕 선생은 지금 잘 살까?”라고 했다.
이 같은 폭로는 최근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에서 등장한 교폭 장면이 화제가 되며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더 글로리’에서는 동급생들에게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주인공 문동은이 교무실을 찾아가 담임교사에게 자퇴서를 제출하는데, 이 교사가 막말을 쏟아내며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18년이 지나 교사가 된 동은은 당시 담임교사를 찾아가 “선생님은 제 인생 망치실 때 그런 걱정 하셨어요?”라고 물으며 복수를 선보인다.
다만 현실에서는 수십년 전 교사의 폭력이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폭로를 한 이들 다수가 “가능하다면 당시 가해 교사를 처벌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지만, 아동학대처벌법상 폭행죄 공소시효는 성년이 된 이후 5년, 상해죄는 7년 등으로 시효가 길지 않은 탓이다. 또 폭행 관련 증거도 있어야 해 형사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