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가 어릴 적 본인사진 발견
유전자 검사 통해 남매들 만나
5살 때 실종됐던 40대 여성이 아동권리보장원과 민간기업의 ‘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 덕에 43년 만에 가족을 만났다.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은 장기실종 아동이던 조묘진(48)씨가 최근 언니, 오빠와 상봉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씨는 5살이던 1980년 서울 동작구에서 실종돼 가족과 헤어졌고, 새로운 가족을 만나 새 이름으로 43년을 살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 가족에 대한 기억은 잃었지만, 기억 한편에는 ‘조묘진’이란 자신의 원래 이름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최근에서야 자신의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 본 조씨는 건축업체인 덕신하우징 홈페이지에 올라온 ‘장기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 배너에서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 실종 아동의 사진을 발견했다. 조씨의 연락을 받은 덕신하우징은 아동권리보장원에 이를 전달했고, 유전자 검사 끝에 조씨의 신원이 밝혀졌다. 조씨의 언니가 2019년 유전자 등록을 해놨던 것이다. 조씨의 언니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너희들이라도 꼭 동생을 찾으라는 말씀을 남겨 유전자 등록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마침내 언니 2명과 오빠를 만난 조씨는 “너무 감사드린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조씨의 언니도 “이렇게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 앞으로 동생을 챙기겠다”고 전했다. 이날 네 남매의 상봉 자리에는 덕신하우징과 아동권리보장원, 복지부, 서울경찰청 관계자 등이 참석해 함께 기쁨을 나눴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앞으로 조씨의 개명 및 가족관계 정리 등 행정절차 지원과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덕신하우징은 2017년부터 홈페이지에 실종 아동 찾기 메뉴를 개설하고 장기실종 아동들의 사진 등을 올리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전력공사, 롯데칠성, BGF리테일 등 170여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실종 아동 찾기 홍보 협력기업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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