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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공부·대리운전 경험 없었으면 ‘고발 요정’도 없었겠죠”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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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14 06:00:00 수정 : 2023-03-14 11: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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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 인터뷰
文정부 때 여권 인사 고소·고발 활동
일부 언론서 ‘프로고발러’ 별명 붙여
제도권 정치인 되고선 자제 노력 중
최종 목표는 공정 사회 구현하는 것

“앞으로는 고소·고발을 가급적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또 하게 만들더라고요. 하하하.”

 

국민의힘 이종배(45) 서울시의원은 최근 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털어놨다. 이 시의원은 일부 언론이 붙여준 ‘프로 고발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직전 문재인정부 당시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윤미향·최강욱 의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방송인 김어준씨 등 야권과 친야 성향 인사들이 수사기관에 고발될 때면 어김없이 그의 이름이 등장해서다. 이 시의원은 “사실 프로 고발러는 부정적 뉘앙스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요즘은 ‘고발 요정’으로 별칭이 바뀌었다. 동료 의원들도 재밌어 한다”고 웃어보였다.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비례대표)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자신을 ‘프로 고발러’보다 ‘고발 요정’으로 불러달라는 이 시의원은 “제 최종 목표는 공정 사회”라고 강조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 시의원은 고소·고발에 적극 나선 이유를 “행동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지향하는 ‘공정 사회’를 구현하고자 불공정하다고 판단되는 인사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려는 노력이라는 것이다. 이 시의원은 추 전 장관을 고발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나중에 세보니 추 전 장관을 스무 번 넘게 고발했더라“며 “개인적으론 추 전 장관이 사법질서를 무너뜨렸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추 전 장관의 만행을 떠올리면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30대에 사법시험에 도전해 수 년간 공부한 경험이 고소·고발 등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 시의원은 왜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했냐는 물음에 “솔직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며 “전문직이 되고자 했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이왕이면 조금 더 열심히 해서 가장 어려운 시험을 보려 했던 것”이라고 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과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등 이 시의원이 만든 단체만 해도 여럿이다. 다만 그는 “고소·고발을 남용한다는 비판을 항상 경계하고 조심했다”며 “원래 보수우파 진영 시민단체 중엔 고발에 적극 나서는 단체가 많지 않았는데, 이젠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시의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그의 인생 첫 정규직이자 선출직 공직자가 된 것이다. 이 시의원은 제도권 정치에 입문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냐는 질문에 “매우 바빠졌다. 의정 활동에 시민단체 때 했던 활동도 일부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아무래도 행동이나 발언을 조금 더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며 “제 의정 활동 하나하나가 시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걸 느꼈다”고 부연했다.

서울특별시의회 이종배 의원.../2023.03.01 서상배 선임기자

의정 활동의 밑천은 시민단체 활동 시절 단체 운영과 생계를 위해 했던 대리운전 경험이라고 이 시의원은 귀띔했다. 그는 “시민단체라는 게 활동비가 많이 필요한데, 저는 후원을 거의 받지 않았다”며 “그래서 주말에 화환을 배달하는 일을 몇 달 동안 하다가 대리운전이 수입이 괜찮다고 해서 본격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척 힘들었지만 시민들이 어떤 부분을 힘들어 하고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탁상공론을 하는지 등을 배울 수 있었던,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며 “대리운전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제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의원은 지난 8일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청년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중도 사퇴했다. 그는 “내년 총선(국회의원선거)에서 우리 당이 승리하려면 상대 진영의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응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제가 행동을 제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출마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 특히 경제적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고 한다. 이 시의원은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특히 선거자금이 부담됐다. 지금도 월세로 살고 있는데 밥 사 먹고, 의정 활동을 하다 보면 돈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의정 활동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묻자 이 시의원은 “약자와의 동행”이라며 “제도권의 보살핌이나 지원이 필요한 분들이 서울에도 많다. 사회적 약자들이 서울에 살면서 행복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하는 의정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저의 최종 목표는 공정 사회”라며 “양극화가 심해지고 불공정한 사회에서 열악한 환경에 있는 청년들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그나마 희망을 주고 기회를 줄 수 있는 게 공정의 가치다. 개인이 노력만 하면 올라갈 수 있는 사회가 다 같이 행복한 사회라는 게 제 신념“이라고 역설했다. 추후 반드시 해내고 싶은 일은 대학입시 전형을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100%’로 바꾸는 것이라고 이 시의원은 덧붙였다.

서울특별시의회 이종배 의원.../2023.03.01 서상배 선임기자

이 시의원은 요즘 지방의원 모임 결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시의원이나 구의원들 중에 제가 시민단체에서 했던 활동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지방의원이 일상적인 의정 활동도 하지만 법적 대응을 해야할 필요도 있고, 꼭 고소·고발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불법적인 부분들에 대응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시의원은 “제 정치인생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사회 개혁을 위해서 일을 하는 한 공정의 가치를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한 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힘 주어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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