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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지원 중단" 시위에도 체코 새 대통령 키이우 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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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13 15:07:37 수정 : 2023-03-13 15: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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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말고 우리 국민 이익 좀 챙겨라"
야당과 일반 시민들, 반정부 구호 외쳐
새 대통령, "EU·나토와 함께할 것" 확고

체코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라는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서방의 우크라이나 원조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체코 신임 대통령이 조만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페트르 파벨 신임 체코 대통령이 취임식을 갖고 정식으로 집무에 돌입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작은 나라들도 서로 협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군사력 측면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평가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같은 강대국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국력이 약한 유럽의 작은 나라들까지 똘똘 뭉쳐 우크라이나를 도운 것이 결과적으로 큰 효과를 냈다는 자부심이 깔려 있다.

페트르 파벨 신임 체코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프라하=AP연합뉴스

그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중부 유럽 국가들의 단결된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적 경험 때문만이 아니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궁극적으로 스스로를 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다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체코는 1930년대 후반 나치 독일에 나라를 빼앗긴 쓰라린 경험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내내 독일 지배를 받은 체코는 2차대전 이후에는 소련(현 러시아) 영향권에 편입돼 1990년대 초까지 공산주의 체제를 강요당하기도 했다. 파벨 대통령이 언급한 ‘역사적 경험’은 바로 이 점을 지칭한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이대로 무너지면 예전과 같이 체코가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이 곧 체코 안보를 강화하는 길이란 의미도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파벨 대통령이 조만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란 관측을 제기했다. 비록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체코는 계속 EU 및 나토의 편에서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할 것이란 점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서 시민 수천명이 모여 반정부 시위를 하는 모습.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프라하=AP연합뉴스

문제는 체코 국내 여론이다. 지난 11일 프라하에선 수천명의 시민이 바츨라프 광장에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인상에 항의하며 정부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쟁을 멈추고 나토를 멈추라”는 구호도 외쳤다. 심지어 일부 시위 참가자의 가방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쓰는 상징인 알파벳 ‘Z’가 적힌 것도 목격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서방 언론들은 “체코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해 온 국가 중 하나로, 무기 지원은 물론 50만명의 난민을 자국에 수용했다”며 “하지만 최근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중산층과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자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가 우크라이나 말고 체코 시민들의 이익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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