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 죽는 한 있어도 그런 돈 안 받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는 13일 윤석열정부의 제3자 배상안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이 정부가 모자란 정부다. (윤석열) 대통령은 옷 벗으라고 하고 싶소”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양 할머니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양 할머니는 “대통령이 대통령만 되면 다 되나”라며 “대통령이 나라를 잘 만들고, 우리 동포가 편안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절대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돈은 안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할머니는 “나도 자식들이 있고 나라에 세금 물고 그렇게 살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라며 참석자들을 향해 “당신들은 뭣들 하는 양반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힘을) 합해서 우리나라를 훌륭하게 만들라고 이렇게 여러분을 (국회로) 내놨는데, 여러분이 ‘이 사람이 뭔 말 하면 요 말이 맞을까’ 하지 말고, 그래야만 우리나라가 똑바로 서고, 여러 사람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외통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 열렸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호 외통위원장 대신 민주당 간사인 이재정 의원이 의사봉을 잡았다. 이 의원은 “무소속 및 민주당 의원 일동은 13일 (전체 회의) 13일 개최 요구서를 제출했으나 국민의힘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며 “관련 명분은 한·일 관련 현안을 모아서 할 수 있도록 한·일 정상회담이 끝났을 때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에 부담이 된다는 명분은 국익과 일치할 수 없다”라며 “합당한 국익을 찾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야권은 일제히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정부·여당이 출석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또다시 일본 앞에 약점을 보였다”며 “정상회담 이후에 (외통위) 회의를 연다는 것은 스스로 우리의 협상의 고지를 약화시킬 뿐 아니라 정부의 판단 착오, 그리고 수정·보완할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은 정부의 배상안에 대해 “우리 대한민국이 1910년 일제에 의해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 이후 최악의 치욕과 굴욕외교”라고 질타했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은 “사람들이 20세기에는 경술국치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계묘국치가 나왔다는 얘기를 한다”라며 “문제는 친일이냐 반일이냐가 아니고, 정부가 왜 이렇게 무능한지, 국민을 무시해야 하는지, 이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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