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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남양주, ‘수석대교 신설’ 갈등 심화

입력 : 2023-03-12 23:19:59 수정 : 2023-03-12 23: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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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올림픽대로 체증 악화할 것
9호선·수도권순환 지하화 대안”
남양주 “광역 교통 개선에 필요”
정부 “지역 협의로 상생안 마련”

경기 하남시와 남양주시가 한강을 가로질러 양쪽을 연결하는 교량인 ‘수석대교’ 건설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수석대교는 2020년 12월 정부가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지구의 광역교통망 개선 대책으로 발표했으나, 양측의 갈등으로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남시가 미사대교와 강동대교 사이에 자리한 수석대교가 오히려 교통 체증을 악화할 것이라며 반대하기 때문이다.

12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갈등의 발단은 국토교통부가 새로운 한강 교량인 연장 1.3㎞의 수석대교 건설 계획을 내놓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토부는 수석대교를 북쪽으로 왕숙지구로 이어지는 수석동의 지방도 383호선과, 남쪽으로는 미사대로 선동교차로와 각각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6만6000가구 규모 왕숙지구 입주민의 서울 출퇴근으로 강변북로 체증이 가중되는 만큼 한강 남쪽 올림픽대로 등으로 분산한다는 취지였다. 교량 건설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왕숙지구 개발이익 3225억원이 투입돼 2024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하남시는 민선 8기 들어 “2기 신도시인 하남 미사지구 주민들도 서울 진출·입에 어려움이 많은데 수석대교 건설로 남양주 지역 차량까지 넘어오면 미사지구 일대 올림픽대로의 교통 체증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용률이 남양주시는 86%, 하남시는 14%라는 용역 결과를 제시하며 ‘불공평한’ 대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0년 6월 수석대교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와 사정이 달라졌다는 이유도 들고 있다. 2021년 10월 지하철 9호선 남양주 연장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지난해 2월에는 퇴계원∼판교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확정 고시되면서 다른 교통 대안들이 제시된 덕분이다.

하남시는 수석대교 예정지에서 1.5㎞가량 떨어진 강동대교를 확장하고, 강동대교 하부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지하 구간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당 정책위의장 출신인 이현재 하남시장도 올해 초부터 이원재 국토부 제1차관과 이한준 LH 사장 등을 잇달아 만나 수석대교의 위치 조정 등을 요청했다. 지난 9일에는 ‘수석대교를 반대하는 미사강변총연합, 미사강변시민연합’ 시민 대표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석대교는 남양주 시민도 혜택을 보기 힘든 최악의 교통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남양주시는 수석대교가 왕숙지구 광역교통 개선 대책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최근 LH 측에 ‘선 교통, 후 입주’ 원칙을 강조하며 “착공을 서둘러달라”고 요구했다. 하남시가 과거 지하철 연장 등을 전제로 수석대교 건설에 동의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지자체 간 협의를 토대로 상생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어서 수석대교 건설은 당분간 공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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