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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산 규모 16위 SVB 파산 …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 [美 SVB 파산 파장]

입력 : 2023-03-12 18:24:03 수정 : 2023-03-12 19: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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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최대
영업망 둔 加·中·獨 등도 파장
국민연금 141억원 투자 추산
정부, 피해확대 가능성에 촉각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돈줄로 불리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발생 약 이틀 만인 지난 10일(현지시간) 파산 수순에 접어들면서 그 여파가 금융·스타트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2008년 워싱턴뮤추얼 붕괴 이후 미 역사상 2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라 당시처럼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과 우리 시장 및 경제·금융 당국은 이번 사태에 따른 즉각적인 변동성·불확실성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확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이날 불충분한 유동성(자금 여력)과 지급 불능을 이유로 SVB 지점을 폐쇄하고 파산관재인으로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SVB는 미국 내 자산 기준 16위 규모 은행으로, 미국 테크·헬스케어 벤처 기업의 약 44%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美 스타트업 돈줄 폐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경찰들이 10일(현지시간)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탓에 금융 당국에 의해 폐쇄 결정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에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총자산 2110억달러로 미 은행 순위 16위인 SVB의 파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부른 워싱턴뮤추얼 붕괴 이후 이 나라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샌타클래라=AP연합뉴스

뱅크런의 시작은 그레그 베커 SVB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8일 주주들에 보낸 서한이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과 높아지는 예금 인출 수요에 대비해 채권 등 약 210억달러(약 28조원)를 팔아 18억달러의 손실을 봤다”며 이를 메꾸기 위한 22억5000만달러 규모의 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불안감이 급격히 커진 투자자들은 앞다퉈 예금을 인출했고, 이후 회사는 매각으로 방향키를 돌렸으나 미 금융 당국이 폐쇄를 전격 결정, 증자 발표 44시간 만에 SVB는 문을 닫았다.

미국 정부는 파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FDIC는 SVB의 자산을 신속히 매각해 투자자들이 이르면 13일 예금자 보호 비대상 금액까지 인출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예금자 보호 한도는 25만달러다. SVB의 예금 가운데 90% 이상이 이를 초과한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이 은행이 영업망을 둔 캐나다와 중국, 덴마크, 독일 등에도 파장이 이어졌다. 한국에는 SVB 지점은 없으나 국민연금이 상당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은행 주식 10만795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141억4000여만원 규모로 추산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회재정부 제공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금융 수장들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아직까지는 이번 사태가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하다”면서도 “글로벌 금융 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 실물경제 등에 대한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금융권 추가 파산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불안이 은행권 전반의 신용 위기로 번질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는 “2008년 리먼 사태가 글로벌 은행권 전반 위기로 확산된 데는 당시 취약한 재무 상황도 문제였지만 ‘서로를 믿지 못하는 신뢰의 위기’가 작용했음을 감안할 때 향후 은행권 전반에 대한 신뢰도 변화 여부가 큰 변수”라고 밝혔다.


이지안·이도형 기자, 세종=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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