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00 장갑차 등 40여대 장비 동원
공중 위협 식별·격추 훈련도 진행
23일까지 韓·美 ‘자유의 방패’ 훈련
9일 오전 9시 경기 양평 용문산 자락에 있는 육군 양평종합사격장. 사이렌 소리가 훈련 개시를 알리자 육군 제11기동사단 소속 K600 장애물 개척 전차가 K200 장갑차의 엄호 사격 속에서 구불구불한 비탈길에 진입했다. K600 전차는 전면부에 있는 지뢰 제거 쟁기로 무거운 흙과 자갈을 퍼내 양쪽으로 버리며 신속히 전진했다. 후방에서 부대를 엄호 중이던 K2 흑표 전차들이 동시에 화력을 내뿜었다. 발사된 포탄은 능선 사이를 가로지르며 표적을 정확히 꿰뚫었다.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시작을 앞두고 우리 군이 적진을 돌파하는 상황을 가정한 제병협동 전투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제11기동사단 천마대대는 이번 훈련은 5일 시작해 10일까지 진행됐다고 12일 밝혔다. K2 전차, K200 장갑차, K9 자주포, K600 장애물 개척 전차에 대공 무기체계 비호 복합까지 40여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훈련은 K9 자주포 부대와 전차대대의 4.2인치 지원소대, 81㎜ 박격포 기계화보병중대의 공격 준비 사격으로 시작됐다. 원거리 지원사격으로 공격 부대의 작전 여건이 조성되자 기계화보병소대와 전차소대가 공격 개시선을 넘어 목표 지점를 향해 돌격했다. 이동하는 도중 적 보병소대와 적 장갑차의 위협이 아군에 탐지됐다. 우리 군은 박격포와 전차포로 선제 대응해 적 부대를 격멸했다.
적의 종심을 돌파하는 상황에서는 지뢰 지대를 극복하는 시나리오가 주어졌다. 이때 공병소대의 지뢰 잡는 전차 K600과 장갑전투도저(M9-ACE)가 지뢰를 제거하며 기동로를 확보했다. 2023년까지 실전 배치가 완료되는 공병소대의 K600은 전방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발산해 자기감응식 지뢰를 멀리서 격발시켜 버릴 수 있다.
적 항공기 및 무인기로부터 위협받는 상황도 전개됐다. 비호 복합이 적 항공기의 공중 위협을 식별하고 격추하는 훈련이 진행됐다. 비호 복합이 공중 위협을 막아내자 후속 중대가 일제히 최초 진지를 돌파해 목표를 확보했다.
훈련을 지휘한 전차중대장 송지수 대위는 “이번 훈련은 K2 전차와 기계화보병, 포병, 공병, 방공 등 다양한 지원부대가 전투 상황을 가정해 합을 맞추고 실제 사격까지 이뤄지는 제병협동 전투사격”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는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간 ‘자유의 방패’ 연합연습을 실시한다. 역대 최장 기간이지만 전과 달리 휴식일 없이 계속 진행한다. 특히 쌍룡 연합상륙훈련과 연합특수작전훈련(티크나이프) 등 20여개 훈련이 집중돼 야외기동훈련(FTX)의 규모와 수준 면에서 과거 독수리훈련(FE)을 능가한다는 평이다.
이 기간 미국의 대표적 전략자산인 니미츠급(10만t급) 핵추진 항공모함이 한반도로 전개해 참여하는 연합항모강습단훈련은 물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비한 한·미·일 미사일 경보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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