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경험이 부족해서 묻혀가야 할 것 같아요.”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 아산 우리은행 김단비는 인천 신한은행과 플레이오프(PO·3전2승제)를 앞두고 걱정 어린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15년간 뛰던 인천 신한은행과 맞대결이 부담스럽다는 의미였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역시 “김단비 부담을 덜어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밝히며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김단비에게 부담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우리은행이 김단비 맹활약에 힘입어 기분 좋게 PO 첫 승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11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PO 첫 경기에서 ‘더블더블’을 기록한 김단비 활약을 앞세워 신한은행을 65-51로 물리쳤다. 김단비는 전반에만 17득점 11리바운드를 달성할 정도로 뛰어났다. 전반을 37-30으로 마친 우리은행은 후반에도 강하게 몰아치며 점수 차를 벌렸고, 4쿼터 막판에는 박지현과 나윤정 3점슛까지 터지며 신한은행 기세를 꺾었다.
친정팀을 상대로 김단비는 23득점 15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반면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단비와 유니폼을 바꿔입은 신한은행 김소니아는 8득점에 그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2000년 여름 리그부터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이래 지난 시즌까지 PO 첫 경기에서 이긴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것은 총 47회 중 40회다. 확률로 따지면 85.1%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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