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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와 함께 달렸다”… 스크린 뒤의 그녀, 하라 나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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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09 08:00:00 수정 : 2023-03-08 22:17:20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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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가리지 않고 바로 달려가는 스즈메 성격 매력”
반복되는 감탄사 ‘아’의 다른 느낌 내기 가장 어려워
첫 성우 도전 부담… 몰래 ‘보이스 트레이닝’ 받기도
“보물 같은 영화… 보시고 내일 살아갈 활력 얻기를”

“스즈메는 잘 달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잘 달린다는 건 액션적 의미에서도 그렇고 감정적 의미에서도 그래요. 앞뒤 가리지 않고 바로 달려가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러한 스즈메가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을 하고 저에게는 없는 면이라 부럽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그녀, 스즈메의 목소리 주인공인 하라 나노카가 한국을 찾아 소회를 밝혔다. 그는 영화가 개봉한 8일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함께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의 스즈메역을 맡은 하라 나노카(오른쪽)가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쇼박스 제공

2003년생으로 2009년에 아역 배우로 데뷔한 그에게 연기는 익숙할지 모르지만, 성우 도전은 처음이다. 그는 7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목소리를 따냈다.

 

“처음부터 내가 이것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많았고, 성우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불안했어요. 그런데 더빙을 할 때 감독님께서 날마다 하노카씨 굉장히 훌륭해요, 고마워요라고 말씀을 해 주셨고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은 덕분에 잘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스즈메가 잘 달린다는 하라의 설명에 “젊으면 그 (스즈메) 정도는 뛸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신카이 감독이 끼어들었다.

 

“그렇게 달릴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유원지에서 움직이고 있는 곤돌라를 붙들고 거기에 올라타서 문을 닫는 여고생은 있을 수 없습니다.”

 

하라가 즉각 반박했다.

 

스즈메 역을 맡은 하라 나노카가 영화 제작에 얽힌 뒷얘기를 풀어놓고 있다. 쇼박스 제공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뭘까.

 

“특별히 어려웠던 건 ‘아’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영화에서 액션신이 많았기 때문에 마이크 앞에서 가만히 서서 표현하는 게 어려워서 운동을 하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스쿼트를 하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몸을 움직여서 호흡 연기를 해내려고 했어요.”

 

이번엔 신카이 감독이 거든다.

 

“‘아’라는 게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뭔가를 깨달았을 때의 ‘아’가 있는가 하면, 놀랐을 때의 ‘아’가 있고, 스즈메는 특히 영화 속에서 ‘아’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같은 ‘아’처럼 들려도 매번 다르다고 해서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일례로 이미 공개된 예고편이자 영화의 도입부에서, 소타가 “저기 너 말이야”라고 부르자 스즈메는 눈동자를 떨며 “아”라고 혼잣말을 한다.

 

영화 속에서 스즈메가 감탄사 ‘아’를 내뱉는 장면을 찾아내는 건 N차 관람 때나 가능할 듯하지만, 누군가는 횟수를 세거나 분석에 나설지도 모른다.

 

신카이 감독은 하라에게 “저도 잘 모르는데, 보이스 트레이닝을 하러 간 적이 있냐”고 즉석에서 물었다.

 

하라는 “안 가도 된다는 말씀을 하셨지만 너무 불안해서 갔었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신카이는 감독은 “음향 감독이 가지 말라고 했던 것은 보이스트레이닝을 갔다 오면 지금 가지고 있는 ‘아무것도 없는 듯한 느낌’이 변하기 때문에 가지 말라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도 갔구나. 비밀로 해주겠다”고 농담을 했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스즈메역을 맡은 하라 나노카(오른쪽)가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함께 영화 속 소타의 영혼이 깃든 다리가 하니 없는 아이 의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쇼박스 제공

의자가 된 소타와 연기하는 느낌은 어땠을까.

 

“상대가 의자인 연기는 처음으로 경험했어요. 인간으로서의 소타는 굉장히 미스테리어스 쿨한 부분이 있었는데 의자로 바뀌고 나서는 왠지 더 인간적이고 더 귀엽고 그래서 저는 의자인 소타와 함께 있는 것이 더 좋았어요. 의자인 소타의 표정이 보였기 때문에 함께 연기하기 좋았습니다.”

 

한국 관객은 알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일본 현지에선 등장 인물들의 사투리가 잘 구현됐다는 평이 나왔다고 한다. 하라가 성우들을 대표해 사투리 촬영기를 전했다.

 

“사투리는 특히 타마키 이모 역을 맡았던 후카츠 에리 씨가 굉장히 힘들어 하셨던 것을 보았어요. 늘 더빙할 때 옆에 사투리 지도하시는 분이 오셔서 서 계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억양이 아닌 것 같다고 하면 또 다시 하고 그렇게 했다고 들었어요. 일본에선 같은 현이더라도 위쪽에 있냐 아래에 있냐에 따라 억양이 전혀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해서 굉장히 세세하게 확인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명감독이 그렇듯이 신카이 감독 밑에서 일하는 게 쉬워 보이진 않는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스즈메 역을 맡은 하라 나노카가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쇼박스 제공

끝으로 하라가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는 인사다.

 

“한국의 여러분들이 따뜻한 맘으로 이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고, 영화를 보시고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활력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보물 같은 영화이기 때문에 다들 잘 봐주시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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