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노동계 “노동자 죽음에 원·하청이 어딨나”… ‘고무줄 판결’ 비판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창원·울산=강승우·이보람 기자 ksw@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최근 작업 현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노동자 사망 사건의 법원 판결과 관련해 노동계가 “고무줄 판결”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원청업체 직원이 사망한 사건과 하청업체 직원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법원의 원청업체 처벌이 다른 것을 지적한 것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사건과 관련해 울산지법 판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제공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울산지법 형사3단독 노서영 부장판사는 2021년 2월 원청업체 노동자가 용접 작업을 하다가 철판에 끼여 숨진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대중공업 사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현대중공업 법인에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같은 재판부는 2021년 5월8일 현대중공업 내에서 탱크 내부 용접을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이동 중 약 16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고(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는 원청인 현대중공업 법인과 대표, 하청업체 대표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지난달 창원지법 형사7단독 이지희 판사는 끼임 사고로 운송전담업체 직원이 숨진 산재 사고와 관련해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두산에너빌리티 법인과 법인 대표에게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2021년 3월8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에서 생산한 100t짜리 원자로 설비 부품을 트레일러에 올리는 상차 작업 중 운송전담업체 직원이 끼임 사고로 숨졌다.

 

사업주는 기계·기구, 중량물 취급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에 의한 위험, 근로자 추락 위험 등에 의한 근로자 산업재해 예방 안전조치, 근로자 건강장해 예방 보건조치를 해야 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와 법인 대표는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운송전담업체의 안전책임자 2명에게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한 감독결과 안전조치 불이행 사항이 다수 발견됐는데, 결국 이와 같은 부실한 관리감독이 이 사건 사고의 하나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 노동계는 “노동자 죽음도 원·하청을 따져야 하냐”며 비판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정영현 교육법규부장은 “죽음 앞에는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하지만 작금의 우리 사회는 죽음 앞에서조차 계급을 나누고 있어 심히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정 부장은 “특히 하청노동자들이 더 위험한 작업에 내몰리는 현실인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중대재해 처벌 역시 원청 사용자의 책임성을 더욱 강화하고, 원‧하청 노동자의 죽음에 처벌 기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으로 구성된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는 “사고 이후 표준작업지도서를 마련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등 재발방지 노력을 했고, 피해자가 무리하게 이동해 피해 확대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판시했다”며 “사고 이후 표준작업지도서를 마련한 것이 왜 감경 사유가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고 꼬집었다.

 

울산운동본부는 “방청 중 ‘사람이 죽었는데 무죄를 선고할 수 있냐’고 항의하자 판사는 ‘죽은 것으로 기소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검찰이 해당 사건에 대해 부실하게 수사해 피고인들을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울산지역의 반복된 조선소 중대재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 △위험의 외주화 금지 △다단계 하도급구조 철폐 △노동자의 안전보건활동 참여 보장을 꾸준히 요구해왔지만,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과 실천은 검찰과 법원 앞에서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피니언

포토

문가영 '이기적인 미모' 감탄
  • 문가영 '이기적인 미모' 감탄
  • 김소현 '완벽한 미모' 활짝
  • 톰 크루즈 '디거 많이 사랑해주세요!'
  • 문근영 '결혼 후 물오른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