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의 마지막 대화/제프리 로즌/용석남 옮김/이온서가/1만8000원
법률 저널리스트이자 학자인 제프리 로즌 미국 국립헌법센터장은 1993년 4월 말, ‘뉴 리퍼블릭’지에서 근무하다가 ‘더 라스트’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그는 기사에서 당시 7명의 유력한 대법관 후보들을 검토한 뒤 순위를 매긴 다음 “빌 클린턴 대통령의 최종 (대법관) 후보 명단에 있는 모든 후보 중 긴즈버그야말로 진보와 보수 양쪽 진영에서 가장 존경받는 후보”라고 결론 내렸다. 그해 6월 빌 클린턴 대통령은 연방대법원 대법관으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1933∼2020)를 임명한다. ‘판사들의 판사’,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게 되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이다. 이 일을 계기로 로즌과 긴즈버그는 수십 년간 따뜻한 우정을 쌓았다. 앞서 2년 전 젊은 재판연구원 시절 같은 법원의 판사인 긴즈버그를 알게 된 로즌은 긴즈버그를 가장 잘 이해한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책에서 긴즈버그와 다양한 주제로 나눴던 대화를 기록하고 여러 일화를 덧붙여 긴즈버그의 진면모를 소개한다. 독자는 역사적이거나 큰 논란이 된 주요 판결, 여성 권리 향상과 양성평등 문제, 대법관들의 대립과 존중, 사랑, 음악 등 여러 주제를 놓고 긴즈버그와 대화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예컨대 젊은 세대를 향해 긴즈버그는 “진짜로 실현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기꺼이 그걸 이루는 데 필요한 노력을 하라”며 “좋은 시민이라면 권리뿐만 아니라 의무가 있다. 그 의무란 우리 민주주의가 적절히 작동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당부한다.
자서전도 남기지 않은 긴즈버그를 더 깊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겐 반가운 책이다. 원서가 2019년 미국에서 출간될 당시 긴즈버그가 최종 원고를 직접 검토하고 편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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