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DB전 ‘캡틴 데이’
한국 농구에서 ‘03학번’은 황금세대로 불린다. 특히 연세대는 청소년대표 출신인 양희종과 김태술, 이광재(이상 39)를 앞세워 대학리그를 초토화했다. 이들이 뛰어든 2007년 프로농구 드래프트는 역시 큰 관심을 모았다. 김태술이 가장 먼저 서울 SK 지명을 받았고 양희종과 이광재는 3순위와 7순위로 각각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와 원주 동부(현 DB) 유니폼을 입었다.
이광재와 김태술은 첫해부터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이광재는 식스맨으로 활약하며 첫해부터 우승을 맛봤다. 김태술은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거머쥐며 이름값을 했다. 양희종은 KT&G에서 전 경기를 뛰며 7.7점 3.5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빈손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강자는 오래 살아남는 법. 양희종은 동기들보다 오래 코트에 남았다. 2019년 12월 이광재가 떠나고 2021년 김태술이 은퇴했지만 양희종은 인삼공사에 남았다. 2014년부터는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고 최근 두 시즌 팀을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려놨다. 올 시즌에도 양희종과 함께한 인삼공사는 압도적인 모습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인삼공사는 훨훨 날았지만 코트 위에서 양희종 존재감은 서서히 줄었다. 2017∼2018시즌 경기당 평균 30분 이상 뛰었던 양희종은 올 시즌 11분1초만 뛰었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은 변함없었지만 출전 기회가 줄면서 양희종 평균득점 역시 같은 기간 7.2점에서 2.6점으로 쪼그라들었다.
결국 양희종도 동기들을 따라 정든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인삼공사는 22일 양희종이 은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17년간 한 팀에서 뛴 양희종은 인삼공사에 챔피언 결정전 우승 3회와 정규리그 우승 1회를 안겼다. 팀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 떠나는 양희종은 “안양은 내 인생입니다. 17년 선수생활 동안 행복과 기쁨, 좌절과 슬픔을 팀과 함께하며 인생을 배웠습니다. 마지막 여정, 다가오는 플레이오프까지 농구선수 양희종답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인삼공사는 마지막 홈경기인 다음달 26일 DB전을 ‘캡틴 데이’로 정하고 양희종의 마지막 길을 응원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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