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격차로 소비자 편의성 높인 쿠팡…제주도 소비자들 “추가 배송비 없어 '진정한 혜자'”

제주도로 배송되는 택배에 매겨지는 추가 배송비가 매년 꾸준히 증가해 택배 이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부담에서 유일하게 영향을 받지 않은 소비자들이 있는데 바로 쿠팡 회원들이다. 기본 무료 배송에 추가 배송비 부담 없는 ‘와우 멤버십’ 등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
제주도는 2022년 제주도민들이 부담한 택배 추가배송비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추가 배송비는 기본 배송비와 별도로 섬 지역에 물리는 비용을 말한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권역 평균 추가 배송비는 주문 1건당 2160원으로, 2021년 2091원보다 69원 상승했다. 내륙권과의 총배송비(기본 배송비에 추가 배송비를 더한 것) 격차는 6.1배였다. 제주권의 평균 총배송비는 지난해 평균 2582원이었으나 내륙권 평균 총배송비는 422원에 불과했다.
제주도민들은 추가 배송비로만 지난해 약 76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실에 따르면 제주도민의 연간 택배물류 서비스 이용횟수는 평균 50회로, 1인당 연 평균 10만8000원을 추가 배송비로 지불하고 있다.
제주도의 지난해 인구(70만명)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추가 배송비는 760억원으로 추정. 2016~2017년만 해도 추가 배송비 부담이 600억원대였는데 인구가 늘면서 비용도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인구는 1992년 50만명에서 지난해 70만명을 넘었다.
통계청이 2020년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예측한 시점(2029년)보다 7년 빠를 정도로 각종 개발 수요 호재로 인구가 늘었다. 인구가 100만명에 도달할 경우 추가 배송비 변동이 없다고 가정해도 제주도민의 추가 비용 부담은 108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추가 배송비 부담이 커지는데, 여전히 업체별 추가 배송비 요구는 천차만별이다.
업계에 따르면 추가 배송비는 소셜커머스가 평균 3531원, 오픈마켓 3289원 등으로 TV홈쇼핑 431원과 비교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제품을 비슷한 시기에 살 때도 업체별로 추가 배송비가 2500원에서 1만원까지 큰 격차를 보였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4400원짜리 물건에 고정배송비 3000원, 제주지역 추가배송비 4000원이 붙기도 한다.
도가 법안 개정까지 고려할 정도로 배송비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쿠팡 소비자들은 내심 미소 짓고 있다. 제주도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위상은 어느 지역보다 독보적이다.
실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년째 “추가 배송비 없는 쿠팡이 진정한 혜자” “제주도에선 쿠팡 없이 못살아”같은 반응들이 잇따라.
다른 온라인쇼핑 업체와 달리 유일하게 내륙과 동일한 배송 혜택(익일 무료배송)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와우멤버십 회원(월 회비 4990원)이면 서울에 거주하는 소비자와 똑같이 무료 배송 혜택을 받고 있다.
물류 격차가 핵심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쿠팡은 2020년부터 제주도에 배송캠프 2곳을 오픈해 내륙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런칭했다. 제주도 뿐 아니라 우도와 추자도 등 인근 섬도 무료 로켓배송 받는다.
물건을 직매입해 물류센터에 보관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새벽 배편을 이용해 제주 내 배송캠프로 보낸 뒤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것.
한 제주도 도민은 “다른 인터넷 쇼핑몰에서 3~4일 걸려 추가 배송비 4000~5000원을 내는데 쿠팡은 익일 무료 배송이라는 점에서 자주 애용한다”고 흡족해했다.
제주에서 커피 전문점을 운영 중인 강모씨도 "쿠팡을 통해 카페에서 쓸 식재료를 주문하는데 매달 5~10만원의 배송비를 아끼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인터넷 쇼핑몰들은 아직 제주도에 무료 익일배송이 가능한 물류망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다. 마켓컬리나 옥션, 지마켓뿐 아니라 최근 쿠팡을 겨냥해 1~2일 내 물건 도착을 목표로 런칭한 네이버 ‘도착보장’도 마찬가지이다.
한승철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서·산간 지역은 법제화되지 않은 추가배송비가 관행처럼 부과돼 물류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로켓배송 서비스는 제주도와 도서산간지역의 과다한 추가 배송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역할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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