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B급 감성 의도했지만 논란 여지 인정… 보완 거칠 것”

전북도가 생활체육 국제종합대회인 ‘2023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 대회(아태 마스터스 대회)’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영상을 두고 논란이 일자 결국 삭제했다.
16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전날 공식 유튜브에 2분41초 분량의 아태 마스터스 홍보 영상을 게시했다. 대화 참가 독려를 위해 기획부터 촬영까지 한달에 걸쳐 만들어진 이 영상은 한편의 짧은 드라마 형식으로 구성됐다.
영상을 보면 단 한번도 이성을 제대로 만나보지 못한 중년 남성이 마음에 드는 여성과의 소개팅에서 거절당하고 어린 조카에게 ‘여자를 만나려면 운동을 하라’는 조언을 듣는다.
이후 이 남성은 용기를 내 아태 마스터스 대회에 참가하고, 열살 차이 나는 소개팅 여성과 연애하는 것으로 영상은 끝을 맺는다.
영상 중간에 대회 일정과 종목 등을 소개하는 자막이 삽입됐지만, 주 내용은 대회에 참가하고 나서 연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 영상의 촬영은 전북도청 테니스장과 카페, 길거리 등에서 이뤄졌다. 제작비는 약 1000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전북도는 공식 홍보영상이 아니며 ‘B급 감성’을 의도했다는 입장이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당 영상이 전 세계 생활체육인이 참여하는 국제대회의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잠시 내렸다”며 “추후 보완 작업을 거쳐 영상을 다시 게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상을 무게감 있게 만들면 조회 수가 잘 나오지 않아 가볍게 만드는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5월12일부터 아흐레간 열리는 전북 아태 마스터스 대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인한 국제종합 생활체육 대회다. 2018년부터 전담 조직위원회가 꾸려져 참가자 1만명 모집과 대회 부흥에 사활을 걸었을 정도로 지역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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