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잠재적인 감시능력 위협 평가”
中 “美 고공기구 작년 10여 차례 영공 침입”
미군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동북부 캐나다와의 접경 휴런호(湖)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체를 또 격추했다. 미·캐나다 영공에서 이날까지 3일 연속 괴비행체가 포착된 것이며, 지난 4일 미군이 자국 해상에서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까지 합치면 4번째다. 최근 사흘 격추된 비행체까지 중국 정찰용으로 밝혀질 경우 미·중 관계는 ‘시계 제로’의 대치 국면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미국 국방부는 성명에서 F-16 전투기를 출격시켜 미시간주 휴런호 약 6㎞ 상공에서 비행체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비행체가) 지상에 물리적 군사 위협이라고 평가하지는 않았지만, 안전한 항공과 ‘잠재적인 감시 능력’으로 인한 위협으로 평가했다”고 격추 이유를 전했다.
‘잠재적’이란 단서는 달았지만 사실상 적국의 정찰풍선일 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발언이다.
비행체의 동선이 이 같은 전망의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 비행체가 전날 몬태나주 상공에서 민감한 국방시설 인근을 비행한 물체와 같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전날 비행체가 캐나다에서 몬태나주로 넘어온 것을 레이더 신호로 감지해 전투기를 보냈지만 비행체를 발견하지 못했고, 이날 다시 추적에 성공했다.

미군 측은 이 비행체가 중국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 중이다. 글렌 밴허크 미 북부사령관 겸 NORAD 사령관은 브리핑에서 비행체를 특정 국가의 비행체로 단정하지 말아달라고도 당부했다. 그는 “우리가 비행체를 풍선이 아니라 (비행)물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 비행체가 (지난 4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처럼 가스를 채운 구조인지, 어떤 방식으로 하늘에 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그 이유를 댔다.
그는 그러면서도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군은 지난달 28일 알래스카주 인근에서 중국 정찰풍선을 탐지한 뒤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상에서 격추했다. 이어 10일과 11일 알래스카주와 캐나다 유콘에서 미확인 비행체를 각각 또 격추한 바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대만에서도 중국 정찰풍선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목격된다고 보도했다. 중국도 산둥(山東)성 앞바다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물체를 포착해 격추를 예고하고 서해 북부 일부 해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이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고공 기구(풍선)가 작년 이후에만 10여 차례 중국 유관 부문의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중국 영공으로 넘어 들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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