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독성·간 독성·유전자 손상·면역 독성·기형아 출산 등 유발”
“커피·콩‧옥수수 등 오래된 곡물서 주로 발생…열에도 살아남아”
“곰팡이 핀 식품, 먹지 말고 버려야…식품, 밀봉상태로 보관 필수”

최근 시중에서 판매 중인 커피원두에서 곰팡이독소가 초과 검출돼 보건당국이 해당 제품을 판매 중단하고 회수 조치하는 가운데 이처럼 곰팡이독소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제품이 종종 적발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수입커피 원두에 곰팡이가 피었는데 아깝다고 먹다간 병원 신세를 진다. 따라서 곰팡이가 피었거나 의심이 가는 식품은 절대 먹지 말고, 식품에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밀봉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또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니 가급적 빨리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되는 식품의 경우 ‘오크라톡신 A’ 안전기준에 적합하지만, 최근 수입식품 비중이 늘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제품이 종종 적발되고 있다.
식약처는 이달 초 시판되는 에티오피아산 ‘커피원두’에서 오크라톡신 A가 기준치(5ug/㎏ 이하) 보다 초과 검출돼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도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산 김치 가운데 오크라톡신 A 등 기준을 초과한 제품이 반송·폐기되기도 했다.
오크라톡신은 누룩곰팡이 및 푸른곰팡이 속 일부 곰팡이들이 생산한 독소다. 오크라톡신은 식품을 고온다습한 환경에 보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독소로, A·B·C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색상은 녹색 형광에 가깝다.

이 중 가장 흔하지만 독성 역시 강한 것이 오크라톡신 A다. 이 곰팡이독소는 열에 강해 일반적인 가열 조리 과정에서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대부분 살아남는다. 오크라톡신 A는 주로 오크라톡신에 오염된 식품을 섭취하거나 피부 접촉으로 노출된다.
오크라톡신 A는 다양한 식품에서 발견될 수 있다.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오크라톡신 A가 발생하기 쉬운 식품에는 곡류 및 두류(쌀·콩·커피콩·옥수수 등), 견과류(피칸·피스타치오·땅콩·호두 등), 주류(포도주·막걸리·맥주 등), 과일류(숙성 과일·건조 과일), 육류(돼지고기·닭고기 등), 향신료(고춧가루 등) 등이다.
또한 과일 주스, 기호 식품(볶은 커피·인스턴트커피·코코아 등) 등도 있다.
그렇다면 오크라톡신 A는 인체에 얼마나 위험할까? 오크라톡신 A 노출 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신체 기관은 신장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실험에서는 신장에 세포독성과 암이 발생할 수 있고, 신장 독성 외에 간독성·유전자 손상·면역독성·기형아 출산 등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크라톡신 A를 동물에게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로 분류했다. 즉 사람에게도 발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크라톡신 A는 ‘발칸반도 풍토성 신병증’(BEN)이라는 다소 낯선 질환의 원인으로 추측된다. 이 질환은 불가리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세르비아 등 유럽 발칸반도 주민들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장병‧요로종양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이 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곡물과 빵에 들어있는 오크라톡신 A가 원인이라고 전문가는 추측한다.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오크라톡신 A가 함유된 곡물과 빵의 오염 빈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라고 설명했다.
오크라톡신 A의 발생과 섭취를 피하는 방법은 우선 곰팡이가 피었거나 의심이 가는 식품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식품에 생긴 곰팡이독소는 일반적인 가열 및 조리로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데다 눈에 보이는 곰팡이를 제거했더라도 다른 부위에 곰팡이독소가 퍼져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식품에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보관에 주의해야 한다. 곰팡이 발생을 막기 위해 식품은 10~15℃, 상대습도 60% 미만의 환경에서 가급적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밀봉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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