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도입 전 대기명단 이름 올린 소비자들에도 적용…‘끼워팔기’ 비판

프랑스 명품 브랜드 고야드가 최근 인기 핸드백 ‘보헴’에 대해 ‘연간 300만원 이상 구매 실적이 필요하다’는 구매 정책을 신설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신규 정책을 도입하기 전부터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소비자들마저도 구매 실적 없이 제품을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갑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뉴시스에 따르면 고야드는 본사 방침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1년 이내 300만원 이상 구매 실적 보유 고객’에게 핸드백 ‘보헴’을 구매할 수 있는 자격조건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새롭게 출시된 ‘보헴’은 고야드 핸드백 라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보헴은 지난해 출시 직후 큰 인기를 얻으며 재고 부족 현상에 시달리자 수개월 전 대기 명단에 올리고 제품을 기다리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야드는 보헴이 연일 품귀 사태를 빚자 지난달 말부터 이 같은 정책을 기존 핸드백 예약 고객들에게 안내했다.
소비자 A씨는 지난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최근 매장 셀러로부터 “현재 구매이력이 없어 추가 구매를 해야만 ‘보헴’ 핸드백 구매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1년 구매이력을 기준으로 제품을 판매한다니 황당하다”며 “지금까지 기다린 소비자에 대한 기만”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에서는 고야드의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고 신중하지 못했다”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신규 정책 도입 전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소비자들마저도 구매 실적 없이 제품을 구매할 수 없어서다.
이에 대해 소비자가 원하지 않지만 인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재고가 넉넉한 핸드백이나 액세서리 등 비인기품목을 사게 만드는 ‘끼워팔기’식의 상술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고야드가 또 다른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를 따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으며, ‘고가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에르메스는 연간 4000만원부터 1억원까지 일정 금액 이상 구매 고객에게 켈리백·벌킨백 등 1000만원대 스테디셀러 가방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까다로운 구매 조건에도 대기 고객이 많아 ‘돈이 있어도 못 산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소비가 늘수록 인기 있는 특정 제품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특정 제품에 대한 제고가 부족해 명품 브랜드에서 재고 관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구매 수량’ 또는 ‘구매 실적’ 같은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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