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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LH, 집값 폭등시기 매입임대로 혈세 낭비”

입력 : 2023-02-09 19:00:00 수정 : 2023-02-09 23: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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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20년 2만6188호 매입

5년간 5조8038억 공격적 투자
당시 매입임대 급격히 늘리고
공시가보다 비싼 시세로 사들여
세금으로 건설사 민원해결 논란

LH측 “주거 안정화 위한 조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5년간 매입임대주택에 투자한 금액이 5배 증가한 반면, 매입임대주택 호수는 3배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급등 시기 비싼 값으로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여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9일 기자회견을 통해 ‘2016∼2020년 서울·경기 지역 LH 매입임대주택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평가를 내놨다. 매입임대주택은 도심에 사는 최저소득계층이 현 생활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 다가구주택 등을 매입해 저렴하게 임대하는 제도다.

9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경실련 관계자들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경기 지역의 LH 매입임대 가격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실련에 따르면 LH는 지난 5년 동안 5조8038억원을 투자해 매입임대주택 2만6188호를 사들였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3700억원(2318호) △2017년 5165억원(2952호) △2018년 1조45억원(4866호) △2019년 2조1691억원(9214호) △2020년 1조7438억원(6838호)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5년 동안 매입임대주택 매입금액이 5배 가까이 증가하는 동안 매입호수는 3배 증가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해당 기간 집값이 역대급으로 급등하면서 매입주택 1호당 가격이 2016년 1억6000만원 수준에서 2020년 2억5000만원까지 상승한 영향이 컸다는 게 경실련 분석이다. 2019년에는 1호당 매입금액이 2억8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실련은 “집값 폭등 시기 LH가 매입임대를 급격히 늘린 것은 그 자체로 잘못된 매입이자 혈세 낭비일 뿐 아니라 LH의 무분별한 주택매입이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LH가 시세를 반영한 비싼 가격으로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5년간 매입임대주택 1호당 매입금액이 평균 2억4000만원인데 비해 1호당 공시가격은 1억7000만원으로,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69%를 기록했다. 경실련은 “국토교통부가 시세반영률을 2018년 68.1%에서 2020년 69%로 올린 걸 감안하면 LH가 주택을 비싼 시세대로 매입한 것”이라며 “매입임대주택을 건설원가 수준으로 매입하도록 매입가격 기준을 개선하고, 감사원은 매입임대주택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LH 관계자는 “LH는 정부 주택정책에 따라 매입임대주택을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집값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국민 주거불안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에 보다 신속하게 더 많은 공공주택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매입임대주택 가격에 대해서는 “건설원가 수준의 주택 매입을 고수한다면 매도인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고품질의 주택을 확보할 수 없다”면서 “저렴한 구축주택은 공실이 발생할 우려가 크고, 향후 관리비 및 수선유지비가 급등할 가능성도 높다”고 반박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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