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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어’ 공부하는 대만인?… 양안 긴장 고조가 낳은 대만어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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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09 13:00:00 수정 : 2023-02-09 1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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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인들의 대만어 공부 열기’

 

말이 안되는 표현으로 들릴 수 있지만 대만에는 사실상 공용어로 사용하는 중국어가 있고, 중국어와 어휘나 발음 등이 상당히 다른 대만어가 따로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중국어에 밀려 대만어를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아 소멸 우려까지 나오는 나오는 옹색한 처지였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중국, 대만간의 긴장이 높아지며 대만인들의 자의식이 강해진 것이 대만어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대만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는 중국 본토의 표준어를 바탕으로 보급된 말로 ‘대만화어’(台湾華語)라고도 불린다. 이것과 상당히 다른 대만어는 17∼19세 중국 푸젠성에서 건너온 사람들의 말이 바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만어는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으나 공산당에 패배해 대만으로 들어온 국민당이 대륙 반격을 위한 일체감 유지를 위해 중국어 보급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면서 사용이 제한됐다. 신문은 “1980년대 이후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이런 정책은 폐지되었지만 이후에도 과거의 영향이 남아 대만어를 할 줄 모르는 젊은층이 증가했다”며 “대만 인구의 70%가 대만어를 할 줄 안다는 통계가 있지만 간단한 대화 정도가 가능한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젊은이들이 대만어를 쓰는 노년층과 대화할 때는 통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유네스코 지표에서 대만어는 소멸 위험이 있는 언어로 분류된다. 

 

신문은 대만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배경으로 중국과의 긴장이 높아진 5∼6년전부터 높아진 대만인들의 자의식을 꼽았다. 대만 정치대학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를 ‘대만인’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은 2018년 54.5%에서 2020년 64.3%로 증가했다. ‘대만인이며 중국인’이라는 대답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만어 교실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황야오팅씨(67)씨는 신문에 “학생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며 “이전에는 5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으나 지금은 20, 30대가 30% 정도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대만어를 공부 중인 한 30대 여성은 “(대만어는) 음악적인 울림이 있고, 감정표현도 풍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만 당국은 2018년 대만어 뿐만 아니라 원주민 언어도 중국어와 동등한 위치에 놓는 ‘국가언어발전법’를 제정했고, 지난해 8월부터는 초등학교에서 이어 중학교에서도 대만어를 필수과목으로 정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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