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금리 2.77%·물가 5.1% 상승
2022년 실질금리… -2.33% 기록
인플레 지속되고 예금금리는 ‘뚝’
2023년도 ‘마이너스 행진’ 이어질 듯

예·적금 실질금리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급격한 물가 상승을 금리가 따라잡지 못해 은행에 예금을 맡겨도 돈의 가치가 오히려 하락하는 셈이다.
6일 한국은행 및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성 수신금리(2.77%)에서 물가상승률(5.1%)을 뺀 실질금리는 -2.33%를 기록했다.
예·적금 실질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마이너스 폭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996년 이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해는 2011년(-0.31%)과 2017년(-0.34%), 2021년(-1.42%), 2022년(-2.33%) 네 차례뿐이었다.
은행에 예·적금을 새로 들었다면 물가 상승분만큼도 이자를 받지 못해 실질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예·적금 금리가 상승했으나 고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상승률이 실질금리를 대폭 후퇴시켰다. 대표적 명목금리인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금리)는 연 2.77%로 2012년(3.43%)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1% 상승해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올해도 고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전월(5.0%)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6%로 제시했는데,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 예·적금 금리는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3%대 중반 수준으로 내렸고, 인터넷 은행도 연 4%대 초반으로 금리를 큰 폭으로 내렸다.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도 연 4.49%로 지난해 11월 말(연 5.53%)보다 1.04%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예·적금에 몰렸던 자금도 이탈하는 추세다. 1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2조2500억원으로, 지난해 11월 말(827조2986억원) 정점을 찍은 뒤 두 달 새 15조원 넘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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