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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풍토병화한 코로나, 고위험군 보호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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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31 23:09:37 수정 : 2023-01-31 23: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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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바이러스와 영원히 함께해야 하는 것
노령층 등 여전히 위험… 보호조치 지속돼야

2020년 1월 초 중국 우한발 뉴스 하나가 전 세계를 긴장시켰다. 우한수산시장을 중심으로 원인 불명의 폐렴환자가 50여명 생겼다는 소식이었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서막이었다. 한국은 5년 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악몽을 떠올리며 상황이 빠른 시일 내에 안정되기를 바랐으나 이러한 염원은 부질없었다. 코로나19는 3년간 유행을 지속하며 전 세계적으로 6억7000만명 이상의 환자와 67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고 말았다. 한국도 3000만명 이상의 환자와 3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실제 환자와 사망자 수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년간 유행의 곡선이 오르내리거나 백신 개발 소식이 있을 때 일희일비해왔던 사람들은 이제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피해를 안겨준 코로나19에 대해 두려워하기보다는 무감각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전히 하루 1만∼3만명의 환자가 발생하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으며 추가적인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 등의 조치를 반기고 있다. 사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어림도 없을 것처럼 보였던 이런 일들이 가능한 것은 2021년 말 오미크론 변이의 발생이 큰 역할을 했다. 강한 전파력과 낮은 중증도로 폐렴과 같은 하기도 질환보다는 상기도 질환을 주로 일으키면서 많은 사람이 감염되었지만 빨리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두려움은 낮아져 갔다.

이진서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백신을 접종한 많은 사람이 감염되면서 백신 무용론도 제기되었으나 중증예방에는 분명한 효과를 보이고 있어서 보다 작은 피해로 코로나19 대유행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고위험군에서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미크론 변이 발생 이후 중증도는 극적으로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고령환자 등 고위험군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이 지속되고 있다. 사회 전체의 부담을 고려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방역조치들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여전히 집중적으로 보호해야 할 대상은 노인과 같은 고위험군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위험군이 모여 있는 병원이나 요양원 같은 곳은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이 방역조치 해제와 함께 코로나19 감염이 사라지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코로나19는 우리 곁에서 사라지지 않을 질환이다. 감염이 토착화(엔데믹·풍토병화)한다는 것은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머물면서, 그 피해와 부담을 우리가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실 국제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비상 상태가 공식적으로 종결되지 않았으며, 기존의 토착화한 풍토병이라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매일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면 일상적인 상황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시점은 대유행이 토착화로 이행되는 단계에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상황이 더 안정되어야 비로소 토착화했다고 말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고연령층에서는 여전히 죽음을 부를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향후 방역의 방향은 이러한 고위험군을 주로 보호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병원이나 요양시설 등은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조치와 방문객에 대한 일정 수준의 제한조치를 한동안 유지해야 한다. 사회 대부분 분야에서 제한 없이 활동하다가 이러한 시설들을 이용할 때 큰 불편을 느끼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며 이에 대해 방역당국이 사회에 협조를 당부해야 한다. 의료기관의 감염관리는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대중의 경각심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상태에서 고위험군이 단체생활을 하고 있는 시설에서는 언제든지 집단발생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고위험시설의 방역이나 검사에 대한 지원은 지속되어야만 한다. 방역당국은 방역조치의 해제가 질환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대중에게 잘 설명해야 하며 고위험군 보호에 대한 조치가 지속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이진서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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