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빌라왕' 전세사기 사건이 터지면서 빌라 전세를 찾는 수요가 줄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가뜩이나 금리인상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에 전세 거래 건수는 급감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빌라 전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편리한 교통 인프라를 누릴 수 있어 서민이나 사회 초년생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 왔던 빌라가 '빌라왕' 사태로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모아놓은 자산이 적은 신혼부부들은 신혼집으로 도심 내 신축 빌라 전세를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았지만, 깡통 전세 우려가 확산하면서 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평균 7300여건에 달하던 다세대·연립(빌라) 전세 거래량은 11월 4963건으로 뚝 떨어졌다. 12월 신고분은 4092건으로 신고일이 일주일 가량 남았지만 11월 거래량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빌라 전세를 찾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전셋값도 내리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전국 연립·다세대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6~8월 102.4에서 4개월 연속 하락해 12월 100.8로 떨어졌다. 서울은 8월 101.8에서 99.3, 경기는 103.8에서 102.4, 인천은 102.1에서 100.5로 내렸다.
서울을 권역별로 보면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만 100.1로 유일하게 100을 상회했고,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된 강서구가 속한 서남권은 98.6으로 모든 권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선에서 매물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들도 손님들이 빌라 전세계약은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고금리가 계속돼 월세 수요가 더 커지면 다음 세입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줄 자금이 있는 집주인이라면 모르겠지만, 여러 채를 매입해 돌려막기식으로 갭 투자했다면 사태는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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