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방역 완화 후 3년 만에 다시 맞이한 최대 명절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에 관광, 외식 등 소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춘제 특별운송기간인 춘윈(春運)의 이동 인원도 지난해보다 두 배 가량 늘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규모 이동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도 나온다.

24일 홍콩 명보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춘제 전날(21일) 상하이의 식당 예약률은 80%를 넘어섰다. 쓰촨성의 관광지 743곳에는 21일부터 22일 오후 3시까지 554만여명이 찾아 3906만위안(약 71억원)의 매표 수입이 발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68.8% 수준이다. 후난성 유적지 펑황(凤凰)도 활기를 찾았다. 후난성 당국은 춘제 전야에 전년 대비 약 63% 증가한 53만여명의 관광객이 펑황을 찾아 589만위안(약 11억원)의 수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가전제품 시장 등 소비도 활황이다. 톈진(天津)에서는 춘제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소비 쿠폰을 배포해 수천만위안 규모의 가전제품이 팔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봉쇄됐던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汉)시에서도 올해는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춘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AFP는 전날 “많은 우한 주민들이 일상 회복에 고무됐다고 말했다”며 “춘제 연휴인 이번 주 우한의 모습에서는 2020년 초의 종말론적인 모습은 찾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23일 화난수산시장은 여전히 폐쇄돼 있었다”며 “한때 북적였던 해당 시장 주변 역시 인적이 끊겼으며 경찰차 한 대가 감시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차오허핑 베이징대학 경제학원 교수는 “올해 춘제 기간 약 20억9500만 명이 이동할 것이며 이러한 대규모 인구 이동은 확실히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주고 상품 시장을 호황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부 충격이 없다면 올해 1분기 경제가 순조롭게 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춘윈이 시작된 지난 7일부터 춘제 전날인 21일까지 보름 간 철도 운송 누적 인원은 1억954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것으로, 하루 평균 운송객은 730만명이었다. 중국 국가철도그룹은 이 기간 여객열차가 하루 평균 9093회 운행했으며 화물 운송량이 1억5592t에 달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올해 춘윈 기간 연인원 20억9500만명이 이동, 작년보다 99.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밀접 접촉을 통한 감염을 피하려고 대중교통 대신 승용차로 귀향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고속도로 누적 통행 승용차는 3억2000만대로 전체 통행 차량의 80%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것은 물론,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서도 11.8% 늘었다. 교통운수부는 올해 춘윈 기간 이동 인구의 60%가 승용차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규모 이동 이후 상대적으로 대도시보다 의료 자원이 열악한 시골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사망자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 13∼19일 사이 병원 내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약 1만3000명이었다. 로이터는 이 같은 사망자 수는 중국 당국의 데이터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와중에 나온 것으로, 여전히 글로벌 기준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중국이 사망자 수를 여전히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국 보건 데이터 회사 에어피니티는 춘제를 맞아 인구 대이동이 이뤄지는 이번주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하루 3만60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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