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으로 구매심리가 얼어붙으며 중고차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전기차와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입 세단의 경우 가격이 더욱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평균 중고차 시세가 하락하는 추세다.

헤이딜러는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헤이딜러에서 경매가 진행된 주요 전기차 5개 모델의 거래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기차 중고 시세가 3개월 만에 20% 급락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모델3는 2021년 들어 6월까지 16% 상승하며 평균 중고차 시세가 5714만 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현재는 20% 넘게 하락한 평균 4243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 아이오닉5(-19.5%), EV6(-16.6%), 모델Y(-16.3%)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박진우 헤이딜러 대표는 “최근 테슬라가 주요 모델의 국내 신차 판매 가격을 10% 넘게 인하했다”며 “신차 가격 인하와 중고차 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그간 높은 인기를 누리던 중고 전기차의 시세가 올해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엔카닷컴은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브랜드의 2020년식 인기 차종 중고차 시세를 분석한 결과 주요 모델의 시세가 이달 들어 전월 대비 1.52% 하락했다고 밝혔다.
국산차는 세단보다 SUV 시세 하락이 컸다. 현대차 투싼 1.6 터보 2WD 인스퍼레이션(-3.18%), 팰리세이드 2.2 2WD 프레스티지(-2.83%), 기아는 더 뉴 카니발 9인승 프레스티지(-2.81%) 등이 대표적이다.
수입차는 중형 세단 모델이 평균 하락폭 보다 큰 경향을 보였다. BMW 3시리즈 320i M 스포츠(-3.46%), 아우디 A4 35 TDI 프리미엄(-3.15%) 등이다.
중고차 업계는 예년보다 하락폭이 높은 차종을 중심으로 지금이 구매하기 좋은 시기라고 조언한다.
안인성 핸들 대표이사는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중고차 구매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긴 하지만, 중고차 성수기인 봄이 되면 다시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 회복을 위해 각종 혜택을 내놓고 있다.
오는 3월부터 전국적으로 1000cc에서 1600cc미만 비영업용 소형 자동차를 신규·이전 등록할 경우 공채매입 의무가 면제된다. 작년까지는 자동차를 신규·중고로 구매하면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차량 가격의 최대 20%까지 지역개발채권과 도시철도채권을 매입해야 했다.
경남 의령군은 전국 최초로 지난해 10월부터 만 18세 이상 49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중고차 구입비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1500만원 이하 중고차를 구매하는 지역 청년들에게 150만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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