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실소유주 김만배씨 등으로부터 5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의원의 1심 선고기일이 다음달로 연기된 가운데, 이른바 ‘김만배 리스트’에 등장하는 ‘50억 클럽’에도 관심이 모인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 등의 선고공판을 다음달 8일 진행하기로 했다.

법원이 당초 이달 25일에서 다음달로 선고기일을 늦춘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검찰과 곽 전 의원 양측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2일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공개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검찰이 2021년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씨 등을 배임 혐의로 기소하면서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기록의 일부다.
이 녹취록에는 곽 전 의원이 김씨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다. 김씨는 2020년 4월 4일 정 회계사와 대화하면서 “병채(곽 전 의원 아들) 아버지는 돈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아들의 성과급 등 명목으로 약 50억원(세금 공제 후 25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2월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에 ‘성남의 뜰 컨소시엄에 잔류하라’고 해달라고 청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곽 전 의원 측은 아들이 받은 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하나은행에 청탁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이밖에도 녹취록에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권순일 전 대법관,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 등 6명이 ‘'50억 클럽’으로 언급된다.
권 전 대법관은 퇴임 두 달 뒤인 2020년 11월부터 화천대유 고문 자격으로 월급 1500만원을 받았다. 2021년 9월께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고문 자리를 내놓고 보수로 받은 돈을 전액 기부했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화천대유 설립 당시부터 고문 변호사로 일하며 연 2억원의 고문료를 받다가 2016년 말 국정농단 수사 특검으로 임명되면서 고문직을 그만뒀다. 박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6월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 잔여분 1채를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분양받았다. 근무 기간 5차례에 걸쳐 11억원 가량을 회사에서 대출금 명목으로 받기도 했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수원지검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최윤길 전 성남시의장 사건 관련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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